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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히 Jul 04. 2024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

공부는 20살 이전에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펜을 놓고 책도 덮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공부의 범위가 입시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공부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때문에 배우고 익힐 것들은 인생 내내 계속 생기고 해도 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공부를 안 하게 된다. 특히 일이 손에 익어가는 시점부터는 더더욱 공부를 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으레 하던 것이 익숙하니까 그대로 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접목해서 발전시킬 생각도 잘 못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마주하는 건 힘들다. 특히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은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하기 때문에 더욱 하기 싫어진다. 뇌는 최대한 에너지를 안 쓰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하니 인간의 본성이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것만 하면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생각도 갇히게 된다. 점점 고집만 세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건강한 삶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세일즈를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상품이 계속 바뀌고 정책이 바뀌는 것도 한몫했지만, 고여 있으면 도태된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과 관련된 것도 공부하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사회적, 문화적인 부분으로도 영역을 넓혀서 공부하게 되었다.


나와 소통하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관심을 가졌고, 나와 정반대의 취향일지라도 눈과 귀를 다 열어 놨었다. 그렇게 하니 새로운 분야도 접해볼 수 있었고, 의외의 곳에서 나와 맞는 것들을 찾을 수도 있었다. 괜히 찍먹이라도 해보라는 게 아니다.


물도 고이면 썩고 돌도 한 자리에 계속 있으면 이끼가 낀다.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나이와 성별과 상관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녹을 닦아내고 기름칠을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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