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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히 Jun 19. 2024

암요, 그럼요, 당연하죠

‘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니 나에게 연애상담을 많이 하더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다. 그런 사람이 분명히 있다.


세일즈를 해보고 가르치고, 실제 고객과 상담하면서 느낀 건 ‘듣는 것’ 만큼 힘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 하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듣고 있다가도 본인의 경험이 생각나면 가로채서 본인의 이야기로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듣고 상상하며 공감까지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듣는 것’은 에너지를 많이 쓰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들어야 한다.

모 영화에서 영업인 역으로 나온 남자 배우는 신입 직원을 가르칠 때 3가지 말만 하라고 한다.

“암요, 그럼요, 당연하죠”

굳이 자기의 의견을 먼저 내보이지 말라는 뜻이다. 들어주고, 리액션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나를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물론 아무런 감정 없이 기계 마냥 호응하면 상대도 알아차린다. 무조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우쭈쭈 해주는 것도 안 된다. 상대 이야기에 공감이 안 되는 내용이라면 ‘질문’을 하면 된다.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오히려 그냥 듣고만 있는 것보다 적절한 질문은 상대에게 더 깊은 이야기를 유도할 수 있으며 진실된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숨을 3번만 들이마셔 보자. 내 말을 하고 싶은 마음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 것이다. 상대가 ‘너무 제 말만 했죠?’, ‘제가 이렇게 말 많은 사람이 아닌데 오늘은 말을 많이 하게 되네요.’라고 한다면 당신은 최고의 청자라고 자부해도 좋다.

자기주장이 많은 세상이다. 열심히 말하는 것만으로는 신뢰를 얻기 힘든 세상이기도 하다. 들어주고 공감해 주면서 요즘 세상에 참 얻기 힘든 ‘신뢰’라는 걸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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