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를 하면서 가장 비싸게 배운 것은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일즈는 분명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어서 상대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나를 모르면 과정 전체가 힘들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때 지어진 손자병법에 나오는 전술의 법칙 중 하나인데,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을 보면 진리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이 병법서에서 말하길,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이긴다고 했다. 그러나 적을 알지 못하고 나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고 이야기한다. 즉, 나를 알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통 나를 알려고 할 때 강점, 장점 등에 집중하려고 한다. 잘하는 것을 파악해서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내 생각엔 약점을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약점은 말 그대로 약하다. 빈틈도 많고 엉성하다.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리듯이 나의 작은 약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상대를 아무리 잘 파악했어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올 수 없게 된다.
나는 나의 약점을 회피하는 바람에 처음 세일즈를 했을 때 고생이 많았다. 회피의 값어치는 컸고, 무려 3년을 허비했다.
나의 약점은 말이 장황하다는 것이었는데, 자신감 부족이 원인이었다. 임팩트 있는 한 마디, 핵심을 찌르는 질문 하나면 충분했을 것을 겁을 먹고 빙빙 돌아갔던 것이다.
임팩트 있게 말한다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게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때는 그랬다.
지금도 여전히 나의 약점은 약점으로 있다. 그래도 이제는 약점인 상태로 현장에 나가지 않는다.
수많은 연습과 준비로 약점이 되지 않게끔 애쓴다. 더 이상 나의 현장이 위태롭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