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 Sep 20. 2024

프롤로그

저의 글이 당신에게 닿기를.

안녕하세요.

저는 조현병을 10년 정도 앓아왔고, 조금씩 정상의 삶으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이 글은, 정신적인 아픔으로 너무 힘든 당신에게 바치는 세레나데입니다. 나의 삶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다 하기 힘든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는 제 여정이, 당신에게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라는 희망의 빛이 되면 더 좋을 거 같아요. 그냥 당신이 그 시간을 견디는 게 조금이라도 덜 아프면 좋겠어요. 동시에, 그 아픔만큼 뒤에 빛나는 것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죽지 말라고도 하고 싶어요. 당신에겐 보이지 않더라도, 그 아픔에서 희망의 빛이 새나오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봐요. 바로 그 자리, 빛나는 사랑이 피어나고 있어요.


이 시리즈에서 저는 조현병을 겪은 제 삶을 다양한 각도로, 그리고 필요한 만큼은 노골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조현병 발병, 당시 증상, 이상 행동, 정신병원 입원, 대학 졸업, 결혼, 출산…... 어쩔 수 없이 개인적인 이야기도 조금은 포함하려고 합니다. 사실, 다른 질환도 아니고 조현병이라, 시작하기에 앞서 두려움이 들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나만 이런가?’, ‘내가 뭔가 잘못 됐나?’, ‘내가 전생에 뭘 잘못했길래 삶이 이렇게 힘들지?‘하는 그 막막함과 죄책감, 나만 이상하게 유독 힘든 거 같은 그 느낌. 나의 힘든 일을 털어놓으려다가도, 상대에게 괜히 짐만 될까 혼자 끌어안고 끙끙대는 무겁디 무거운 시간들. 게다가, 서로 ‘내 흠’은 드러내지 않고, 자랑할 일을 드러내기 때문에 생기는 서로에 대한 동경, 무시, 그리고 무지. 이 시대의 우리는 서로에게 이해를 바랄 수 없지만, 서로의 도움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우리는 정신 질환 또한 ‘나의 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타고난 기질, 척박한 환경, 충격적인 사건… 이 모든 것들이 영향을 끼치겠지만, 나라는 존재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존재 자체로 완전한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너무 혹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어쩌면 말로만 듣던 조현병이 어떤 것일지 재밌어 보여서 이 글을 클릭했을 수도 있습니다. 조현병이든, 깊은 우울감이든 딱히 공감은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 당신도 환영합니다. 평범한 사람1 인 당신이 세상의 정신질환 환자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따뜻한 마중물이 되어주세요.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조현병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시면 편견도 조금은 더 사라지고, 그러면 그 이해심으로 따뜻한 시선 한 번, 괜찮다는 말 한 마디 더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 말씀 드립니다. 저는 이 병의 의학적인 기제에 대해 잘 모릅니다. 제게 의학적인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조현병을 겪은 제 삶을 다양한 각도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여드리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만약 전문가적인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표현해주세요. 그러면 저를 비롯한 더 많은 독자들, 특히 이 글을 읽는 조현병에 관련된 당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저 또한 한 명의 조현병 환자로서, 유익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환영합니다.


그럼, 이제 기나긴 서두를 마치고 제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기대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