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정리 습관 만들기(10)

일을 작고 쉽게 만들어라

by Sman Jul 30. 2024


정리에 관한 책을 그렇게 읽어도 안 되던 정리가 습관에 관한 책을 읽고 변화가 일어나가 시작했다. 내가 만난 정리 잘하는 사람들도 정리에 대한 높은 열정이 살아있거나 특별한 기법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익은 사람들이었다. 정리 책과 내가 만난 사람들의 경험이 합쳐지면서 정리하는 습관이 형성되어야 공간이 바뀌는 것임을 깨달았다.


습관 관련 책에서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일을 작고 쉽게 만드는 것이다. 작은 습관을 들이는 일이다. ‘습관의 재발견’의 저자 스티븐 기즈는 ‘최소 하루에 팔 굽혀 펴기 1회’를 목표로 한다. ‘습관의 디테일’의 저자 BJ 포그는 소변을 보면 ‘벽에 기대어 팔 굽혀 펴기 2회’가 목표이다. ‘매일 2시간 운동하기’, ‘10kg 감량하기’와 같은 거창한 목표보다 훨씬 쉽다. 습관 관련 한국에서 베스트 셀러 책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작게 시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복잡한 것에 병적으로 끌린다. 학계 종사자들로 이뤄진 청중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명료하고 이해하기 쉬운 간연을 하면 청중은 실망해서 강연료가 아깝다고 느낀다. ··· 씁쓸한 진실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복잡한 것이 더 가치 있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에 쓰인 내용이다. 단순함을 무지함으로 착각하기 쉽고, 복잡함은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는 누군가는 신비로워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 무의식 속에는 뭔가 변화가 있으려면 복잡한 것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하루 몇 시간씩 복잡한 과정을 수행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단순해야 습관이 되기 쉽고 변화할 수 있다. 정리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정리 스킬을 다 알아야 정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지속적으로 정리를 실천하니 정리가 잘 되었다. 내가 정리하는 습관을 형성한 방법도 사실 너무 간단하다. ‘겨우 이거야?’ 할 정도로 너무 간단하다. 


습관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일을 작고 쉽게 만드는 것이다. 정리에 관한 아주 작고 쉬운 일 1가지를 정하는 것이다. ‘매일 집안 대 정리’ 하기보다 ‘매일 쓰레기 하나 버리기’가 훨씬 좋은 목표이다. 집안 대 정리하기는 매우 강한 열정과 의지력이 있어야 행할 수 있는 일이다. 주말에 충분히 잘 쉬고 정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었을 때나 가능할 것 같은 일이다. 하지만 ‘매일 쓰레기 하나 버리기’는 너무 쉽다. 사용한 종이나 다 쓴 물건 등을 버리는 행위는 열정이 없어도 큰 의지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심지어 몸이 아픈 날에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수준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이다.


이렇게 아주 쉬운 목표를 정하는 것이 정리 습관형성의 첫걸음이다. 어렵고 너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아주 쉽고 작은 목표를 정하면 실천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나의 경우 처음에 '하루 10분 정리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시간을 10분으로 설정해 타이머를 맞춘다. 이것도 휴대폰의 AI비서 기능을 이용하면 더 쉽다. 


“하이 빅스비! 타이머 10분”


타머머가 시작된다. 핸드폰 잠금을 풀고 몇 번의 터치를 통해 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타이머 종료가 울릴 때까지 정리든 청소든 뭐든 한다. 정리를 위한 고민도 좋다. 이 10분간은 정리를 위한 시간이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10분이라는 시간 동안 꽤 많은 일을 할 때도 있고 고민만 하다가 크게 진도가 못 나가는 경우도 있다. 진도가 크게 못 나가도 괜찮다. 그런 날도 무의식 중에 그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 좋은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주방에 어떤 날은 잔뜩 벌여 놓았는데 알람이 울리기도 한다. 그럴 경우 주로 바로 정리한다. 그러면 15분 정도가 걸린다. 이렇게 하루 10분 정리를 목표로 설정해서 정리를 하니 매일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었다.


하루 10분 정리를 실행한 결과 10분 동안 꽤 많은 정리를 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10분이 2주일만 쌓여도 엄청나게 많은 정리를 했다. 역시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정리 습관 만들기(9)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