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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Sep 21. 2022

감사/ 버킷리스트 하나 성공!





제 버킷리스트의 1등은 


운전


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 해 바로 면허를 땄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땄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그것도 1종 트럭으로)


그리고 단 한 번도 운전을 하지 않았지요.


배우고 싶었지만 차도 없고 지하철이면 어디든 다 갈 수 있는

서울에서 살았기에 필요성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며 친정을 가더라도

신랑, 엄마, 언니의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 아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으면 훅 갔다가 훅 오고 할 텐데.....'


'눈치가 보인다....'



불편한 느낌을 받았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크면 배우면 돼

라고 계속 시간을 미뤄 왔지요.



부모님도 나이가 들어가시고

언니도 우리 셋 태우고 다니기가 벅차 보이고 

이제 결혼까지 했기에 함께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둘째 여니가 기관을 다니면서 오전에 시간이 났습니다.


그래서


바로 운전연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초보운전자가 되었지요.








덜덜 덜덜


실내 운전연습장 일주일

도로 운전 선생님과 일주일


이렇게 운전을 배우고

거의 매일 차를 끌고 나갔습니다.



차키를 들고나갈 때마다

한숨이 후.... 하고 나왔지요.


후..... 무섭다...



처음에는 왕복 10~20분 거리

두 번째는 왕복 1시간 거리

세 번째는 왕복 2시간 거리..

네 번째는 왕복 3시간 거리..




이렇게 운전에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매일 무서웠습니다.



잘 나갔다 올 수 있을까?

처음에는 도로선을 지키는 것이 무섭고

그다음에는 신호가 바뀌는 게 무섭고

그다음에는 차선 변경하는 게 무섭고

그다음에는 속도를 올리는 게 무섭고

그다음에는 돌발상황(공사 중, 앞차의 사고 등)이 무서웠습니다.



무섭다 생각이 들 때마다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차키를 들고 심호흡을 하고 차에 탔습니다.



첫 번째에서 두 번째로 넘어가는 건 쉬웠는데

두 번째에서 세 번째 넘어가는 건... 몇 달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에서 네 번째는 큰 용기를 냈어야 했습니다!




누군가는 쉽게 되는 것이

나는 왜 이렇게 무섭고 잘 안될까.



지킬 것이 많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운전이 더 두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모르는 길도 다녀 봅니다.



아직 경험해봐야 할 것이 많은 초보이지만

기동력이 생긴

자신감 뿜 뿜이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몇 번이고 " 난 못해! "라고 외치면서도

" 넌 아직 안돼!"

라는 신랑의 듣기 싫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귀 닫고 겁나는 몸뚱이를 자동차로 옮겨 놓았습니다.





꼭 이루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운전해냈습니다.





왁복 2시간  초행거리를 달려 무사히 집을 도착합니다.







도로에 운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 해냈기에

나 또한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을 수 있었습니다.



차 타는 것이 두렵고 두려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갖은 핑곗거리를 찾았지요.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갈 곳도 딱히 없고

친정 가는 거야 신랑 쉴 때 가면 되지.

대중교통도 잘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클수록 더 어디든 가기 쉬워질 텐데 굳이 왜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하지?



이렇게 제가 포기해 버리면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제 모습(포기해버리는)에 

제 아이들도 도전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삶을 살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밤 운전과 비 오는 날 운전 등

아직

극복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이것 또한 저는 해내고 있겠지요?

지금까지도 해왔으니까요.



누구나 처음은 있습니다.


전 그 누구나 입니다.


특별히 못하는 사람이 아니고요.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 해낼 수 있는


저는 


감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감사합니다.






버킷리스트 하나 성공!


유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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