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니가 옵니다.
유치원 버스를 타고 하원하는 걸 싫어했던 여니가 요즘엔 버스만 타고 옵니다.
정말 변덕이 변덕이.....변덕쟁이 여니지만 너무 예쁘니까 키웁니다 ㅎㅎ
버스에서 내리면 언제나 신이 나 있습니다.
신이 나 있는 여니 모습에 같이 신이 나지요.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가방에서 받아쓰기 노트를 꺼내 보여줍니다.
자랑스럽게 100점!
받아쓰기 연습을 집에서 했습니다.
근데 하기도 싫어해서 겨우겨우 쓸 정도만 해서 간 것 같은데
100점이라니, 실전에 강한 여니입니다.
할머니한테도 자랑하라며 어깨가 힘껏 올라갑니다.
받아쓰기 노트를 자랑스럽게 들고 웃어 보이는 여니를 보니
세상 어느 것 하고도 바꾸고 싶지 않은 순간입니다.
" 엄마는 여니가 놀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이렇게 받아쓰기 연습해줘서 너무 대견해. 내일 점수가 좋지 않게 나와도 괜찮아. 알겠지? 점수보다 여니가 참고 공부한 순간들이 중요한 거야"
여니가 혹여나 낮은 점수에 실망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해준 말이었습니다.
100점짜리 노트를 보여주며 여니가 말합니다.
"엄마가 100점 안 맞아도 된다고 했는데 100점 맞았잖아~100점 맞아와 하면 또 못 맞을 것 같아 ㅋㅋ"
후니는 바둑돌을 가지고 놉니다.
흰돌과 검정 돌이 팀을 이뤄 싸우고 있는 듯합니다.
뭐 물어보면 대답 안 해줄 것 같아.. 그냥 사진으로만 남겨봅니다 ㅎㅎ
아이의 모든 것을 아는 엄마에서
아이의 모든 것을 알고 싶지만 지켜만 보는 엄마로 서서히.
저녁을 준비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건강식을 만들어 주려고 두부 볶음밥을 했습니다.
................... 아이들이 맛없다고 안 먹어요ㅠㅠ힝..
저번 주에 먹은 꼬막을 또 주문했습니다. 시댁에도 조금 드리려고요.
아이들이 막 삶아 꺼낸 꼬막 앞으로 몰립니다.
툭까서 입으로 한입
툭까서 입으로 또 한입
막 꺼낸 따뜻 따뜻한 꼬막 맛이 좋은가 봅니다.
짭짜름하고 보들보들 한 꼬막이 아이들 입속으로 퐁당퐁당 들어갑니다.
뭐라도 잘 먹어주니 엄마는 기쁩니다.
퇴짜 맞은 저녁 대신 흰쌀밥에 집에 있는 것으로 대충~저녁을 먹고 (꼬막도 집어먹고)
후니는 과학교과서라는 재미없는 재목의 만화책을 봅니다.
내용은 재미가 있는지 연신 웃으면서 보내요 ㅎㅎ
여니는 겨울왕국 스티커로 성을 만들고 방을 만들고 옷들을 만듭니다.
이제 자야지요^^
거실도 부엌도 방들의 불이 휴식을 취하러 갑니다.
대신 침대 위 스탠드는 일을 할 시간이지요.
아이들이 밝은 곳을 찾아 책들 들고 모입니다.
엄마가 물도 가져오고 잠잘 준비를 하는 그 찰나에 아이들은 책을 봅니다.
1분이 쌓여 1시간이 되고 1시간이 쌓여 하루가 하루가 쌓여 1년이
1년이 쌓여 7년이 10년이 됩니다.
책 육아라고 거창한 것은 없습니다.
육아를 하는 저와 아이가 단 하루도 책을 놓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
오늘 하루도 아이들의 새근새근 숨소리로 끝이 납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