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걸린 뇌〉
강민주
묵은 글똥이
변비를 유발하면
지독한 두통에 시달린다
말하고 싶은 걸
삼키고, 삼키다
끝내
뇌에서 굳어버린
생각의 사체들
한때
쾌감에 젖은 온몸이
세상과 함께 그르렁거리며
황금똥을 배설하면
뿌옇거나
샛노란 세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펼쳐졌는데
그러나
똥에도
출입증이 필요해진 시대
누군가는
입구에 금을 두르고
말의 화장실 문을 독점하고
나는
허락받지 못한 문 앞에서
자주
글똥을 참는다
참지 못하고 흘린
검은 설사의 냄새가
먼저
문을 두드리면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고
나는
허망하게 죽어간
황금똥의 이름을
삼킨다
숨겨 둔 열쇠로
얼마나 오래
침묵을 잠글 수 있을까
나는
화장실 열쇠는 없지만
여전히
황금똥을 낳고 싶은 몸
나는
오늘도
배를 움켜쥔 채
문 앞에 서 있다
누군가
화장실 문을 부수는 모습을
지켜보며
2025년 12월 12일. 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