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통스럽게 숨겨야 하는 것 2

그녀는 자신이 가진 질병과 손상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진실한 마음을 애써 외면하는 일이었다. 자신의 몸에 대한 현실을 마주하고 싶어 했던 김수현은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질병에 관해 어머니, 아버지에게 물어보기 시작하였 다. 그러나 연구참여자의 상처는 여전히 가족들 사이에서 언급되지 말아야 하는 비밀스러운 그 무 엇이었다. 그녀는 가족의 비밀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것이 부모에게 상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더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수현은 자신이 받은 아픔보다, 자신의 아기가 아파해야 하는 것 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상처가 더 고통스러웠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나는 왜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인지, 이런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었다. 어릴 적에는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 했고. 나중에 내가 무엇 인가를 알아볼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는 나의 병을 들여다보는 것이 두려워서 그러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애써 회피해오던    나의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부터, 나는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에게는 몇 번  나의 수술이나 치료의 이유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엄마는 다 지나간  일 은 왜 생각하냐고 했다. 엄마는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는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했다. 어쩌면 아픈    나만큼    엄마도 아팠기 때문에, 돌아보고 싶지 않을지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고통스럽게 숨겨야 하는 것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