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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고미니 Jul 07. 2023

분리불안은 네가 아니라 나였구나

로하야 보고 싶다

늘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리고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남편이 1박 2일로 워크숍을 갔다. 이제 고작 4개월인 둘째와 첫째를 동시에 재우기란 하늘의 별따기이기에 시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우리는 시부모님과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한 층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다 ^^..)


그렇게 엄마랑 자고 싶다고 말하는 첫째를 3층 할머니 댁에 맡기고 나는 둘째를 재웠다.

유난히 오늘따라 일찍 잠든 둘째 덕분에 텅 빈 집에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늘 함께였던 남편도 없고, 책을 네버엔딩으로 읽어달라고 조르는 첫째도 없으니 (보통 10권 이상 읽어야 잠에 든다) 적막하고 외로웠다.


"여보, 나 진짜 혼자 있고 싶어.." 

가끔씩 남편에게 말했던 이 말이 현실이 되었음에도 기쁨보단 외로움이 컸다.

역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는 걸까.


늘 엄마를 찾는 엄마 껌딱지 첫째가 버거울 때도 많았는데,

벌써 잠들었다는 첫째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그리운 건 아마도 내가 분리불안이 아닐까


같은 침대에서 늘 함께하던 첫째가 없으니 정말 보고 싶다.

신기하게 세로로 눕혀도 가로본능으로 몸이 돌아가서 내 얼굴에 내 딸 발바닥이 있곤 했는데

오늘은 그 발바닥 마저 그립다.


금방 클 거야.

지금이나 이렇게 안아달라고 하지 더 크면 그러지도 않아.

엄마 품 찾을 때가 좋은 거다.


친정엄마 그리고 3층엄마께서 육아로 힘들어하는 나에게 자주 들려주시던 이런 말씀들이 

오늘따라 사무친다.


금방 크기 전에, 내 품을 떠나 더 큰 세상에 나가기 전에 

엄마가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해 줄게

많이 사랑한다 엄마 딸.


눈 금방 감고 뜨면 아침이야, 우리 내일도 재밌게 놀자

오늘은 자기 전에 이 말을 못 해줬네

내일은 더 신나게 놀아주겠다고 다짐해 본다.


꿀잠 중인 가로본능 내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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