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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이 Feb 06. 2021

<결혼이야기>, 그들이 헤어진 이유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부부 문제의 극복

2019년에 넷플릭스로 개봉한 <결혼이야기>는 2초 만에 사랑에 빠져 결혼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관객은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두 사람이 이혼을 목전에 둔 상황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들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렇다면 왜 <이혼이야기>가 제목이 아니라 <결혼이야기>가 제목인 것일까.




만남, 그리고 헤어짐


사실 영화에서 그들의 구체적인 결혼 스토리는 찾기 어렵다. 브라운관에서 인기를 얻은 배우와 연극을 만들기 시작한 연출가가 만나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것. 이들은 강하게 끌려 연애하고 결혼하게 된다. 여자는 LA에 살면서 그쪽에서 활동을 하던 배우였지만 뉴욕에서 연출 일을 하던 남자와 결혼하면서 그가 있는 뉴욕으로 간다. 동쪽으로 가게 되면서 그녀의 커리어는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브라운관이 아니라 연극무대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 남자가 만들어내는 예술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그곳에서 여자 역시 배우로 참여하며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함께한 시간 끝에 남자는 규모 있는 상까지 탈 정도로 유명하고 실력 있는 연출가가 되었다. 둘 사이에는 사랑스러운 아이도 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은 헤어지려고 한다.




헤어짐의 이유


이 세상 사랑하는 사람들이 헤어지게 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다양하다. 특히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게 된 이유도 셀 수 없이 많다. 배우자의 배신, 부부관계 문제, 소통 문제... <결혼이야기>에서 여자는 이혼 전문 변호사를 소개받고 그 변호사에게 자신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긴 독백으로 풀어놓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과정 중에 점차 자신의 자아가 소멸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커리어마저 남편에게 가려져 스스로 인정받기 어려웠던 것. 그러나 남편 역시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 여자.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년간 섹스리스로 생활해 온 부부, 그런데 여자는 남자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도는 이혼에 대한 고민을 확신으로 바꾸게 된다. 남편이 극단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사실을 이메일 해킹을 통해 알게 되고 만 것이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데서 온 허탈감.


이제 여자는 남편과 분리되어 오롯이 배우로서, 독립된 인간으로서 살아나가려 한다. 그래서 헤어짐을 선택하게 된다. 




부부 사이의 수많은 문제들


<결혼이야기> 속 부부의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의 첫 줄에서 말했듯이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많은 부부가 문제를 겪고 있다. 이들은 때때로 행복하다. 하지만 불행하다는 감정이 더 크게 와 닿는다. 과연 '저마다의 이유'를 직시하고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결혼이야기>에서 남자와 여자는 결혼생활 중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소통하지 못했다. 서로에게 가진 불만,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일전에 소통을 하였다면 아마 부부 문제가 겉으로 폭발하기 이전에 발견하고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즉 부부 사이의 문제를 극복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 중에서 정도(正道)라면 아마도

- 우리 부부가 겪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

-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소통하고자 애쓰는 것.

- 그것이 어렵다면 부부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극복하는 것.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평생 함께 하기로 약속한 부부라면 처음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정도의 노력은 꼭 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어렵더라도, 나아질 리 없다고 생각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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