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증후군에 대하여
의부증과 의처증, 그리고 부부상담
1. <오셀로>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 하나인 <오셀로>는 질투로 인해 일어난 비극이다. 오셀로는 바로 이 비극의 주인공이다.
베네치아의 장군인 오셀로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유능한 인물이었다. 오셀로는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인 데스데모네와 혼인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런데 어느날 이아고라는 인물이 오셀로에게 접근하여 아내 데스데모네와 부하 캐시오가 바람을 피운다는 모함을 하게 된다. 나아가 이아고는 계략을 짜서 오셀로가 아내에게 선물한 손수건을 캐시오가 쥐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오셀로도 둘의 불륜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신의 있고 훌륭한 부하라고 생각했던 캐시오와 정숙한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오셀로는 보름달이 뜬 날 밤, 아내 데스데모나의 목을 졸라 죽이고 만다.
2. 오셀로 증후군에 대하여
이 유명한 비극에서 바로 '오셀로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오셀로 증후군은 의처증 혹은 의부증을 의미한다. 허황된 말을 쉽게 믿고 아내에 대한 의심을 확신하였던 오셀로는 의처증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 의처증, 의부증은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의 외도에 확신을 갖는 증상이다. 이를테면 배우자가 일이 바빠 연락을 받지 못한 것인데도 집요하게 연락을 하며, 연락이 되지 않은 이유를 지레짐작하여 의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에 대해 주변사람들에게 토로하면 남편 혹은 아내가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 거라고 말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또 이러한 증상이 일상생활의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나 상대 배우자도 의처증이나 의부증 같은 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3. 의처증이나 의부증을 판별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사람들은 상대가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다가도 상대가 결백하다는 증거가 있으면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처증, 의부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증거를 믿지도 않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계속해서 배우자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아내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에서 오셀로는 자신이 무어인이라는 다른 인종이라서 아내가 백인인 캐시오와 바람을 피우는 것이라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더욱 더 외도를 확신한다.
의처증, 의부증을 겪는 사람들은 연락에 집착하는 것을 넘어서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아내려고 하는 증상에 다다른다. 이러한 증세를 방치한다면 폭언이나 폭력과 같은 위험한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청이나 녹음, 미행, 촬영 같은 불법적인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4. 의부증이나 의부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의부증, 의처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과하게 통제하였거나 적대적인 양육 태도를 취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중독이나 편집증이 있을 경우에도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생길 수 있다. 배우자가 과거에 외도를 저질렀거나,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과거 경험의 트라우마, 혹은 열등감으로 인해 의부증, 의처증을 겪기도 한다.
5. 의부증과 의처증, 해결할 수 있을까?
의부증과 의처증은 약물치료보다는 꾸준한 상담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의부증과 의처증을 앓는 사람들은 배우자가 부정을 저질렀다고 망상하는 상태이다 보니, 부부상담을 통해 치료를 하려고 할 때 치료자의 말을 잘 믿지 않고 오히려 의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강한 반발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따라서 상담치료를 권할 때에는 이들이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든 상황에 처했음을 공감해 주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상담을 통하여 이런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치유하는 기회를 가져보자고 권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