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에 오히려 기쁨은 줄어가는 것은 아닐까?
올해는 유난히 할로윈의 기세가 드높다. 영어학원을 중심으로 하는 파티 말고도, 아이들끼리 따로 모여서 파티를 하기도 하는지 여기저기 이야기가 많다.
아마도 현재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할로윈 파티 문화를 접하면서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할로윈 파티를 해본 적도 한번도 없고, 오히려 약간은 저항감이 있던 나 역시 자주 접하다보니 그나마 수용하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지 않나 싶다. 그나마 아이들 숨통을 틔워주는 일이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수업을 하는데 한 여자 아이가 모둠 아이들 수만큼 할로윈 과자셋트를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서 한 명 한 명에게 나눠줬다. 물론 내 것도 잊지 않가 나눠줘서..
난 아주 기뻐하며..
"와! 고마워..나 이런 것 처음 받아봐..와 신난다. 나 오늘 일기 써야겠다." 약간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아이들 반응이 의외였다. 그냥 받기만 했다.
다른 모둠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 여자 아이는 친구들 선물은 물론 이거니와 친구들 동생, 형까지 배려해서 작은 선물보따리를 챙겨주었다.
물론 내 몫도 있었다..
역시 나는
"와! 신난다...정말 고마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역시 별 반응이 없었다.
난 궁금했다..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아이들에게 물었다.
"왜 선물을 받고도 고맙다고, 기쁨의 표현을 안해? 1번...너무 많이 받아서 별 기쁨이 없다...2번..저 아이가 날 좋아해서 주는 것이라 당연해서이다....그리고 3번...기타"
아이들은 다 1번이라고 했다...한 아이는 수업 끝나고 고맙다고 이야기할 거라 했다..
발렌타인데이, 빼빼로 데이 등에 선물을 돌리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그래서 받는 것이 어느새 당연해버린 아이들...그 바람에 더 이상 그것들이 고마운 것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린 것일까?
풍요 속에 오히려 '기쁨'은 줄어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선진국이 되었지만 오히려 '헬 조선'을 이야기하는 모순 상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장면은 아닌지?
난 아이들이 준 선물을 집에 와서 아내에게 전해줬다..
아내 역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누가 이런 불량품 먹으래?"
오히려 혼났다...
그래도 가끔 입 심심할 때 까 먹는 재미가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