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한윤섭/문학동네] 초5친구들 독서논술 수업일기
오늘은 초등학교 5학년 친구들과 해리엇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독서논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작품은 연구 목적으로 동물들이 채집되고,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환경과 동물 보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수업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해리엇과 다른 거북이들이 왜 갈라파고스를 떠나야 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여기서 학생들은 인간의 탐욕과 실험 목적으로 채집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죠.
질문: "왜 해리엇과 거북이들이 연구 목적으로 채집되었을까요?"
학생 A: "인간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 동물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아요. 자연은 보호받아야 하는데, 실험이라는 이유로 동물들이 고통받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이 작품이 아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해리엇이 바다로 돌아가려는 결심을 이해하면서, 왜 해리엇이 다른 거북이들의 희생을 대표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거북이들이 서로 차례대로 희생하며 해리엇에게 임무를 맡기는 장면에서는 많은 친구들이 감동을 받았죠.
학생 B: "해리엇은 마지막 남은 거북이라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려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거북이들이 자신을 희생한 이유를 이해했기 때문에, 바다로 돌아가려는 거예요."
교사 피드백: "맞아요, 해리엇이 느끼는 책임감이 작품의 핵심인 것 같아요. 여러분도 누군가의 희생 덕분에 책임감을 느낀 적이 있나요?"
이 질문에 친구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에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해리엇이 바다로 돌아가는 결말 부분에서, 아이들은 주인공의 선택과 마지막 장면에 대해 각자의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일부는 해리엇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또 다른 친구들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했죠.
학생 C: "해리엇이 바다로 떠내려가면서 눈을 감는 장면은 죽음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갈라파고스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 해리엇은 행복한 마음으로 떠난 것 같아요."
학생 D: "저는 해리엇이 천국에서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느껴졌어요. 결국 해리엇의 마지막 여정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다양한 해석을 들으며, 교사로서 저도 새로운 시각으로 결말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이런 순간이 독서 수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해리엇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토론 주제로 스미스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품 속 스미스는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원숭이로서, 바깥 숲으로 나가 자유를 택할지 아니면 동물원에 남을지를 고민하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죠. 학생들과 함께 이 결정을 어떻게 해석할지 뜨거운 토론을 펼쳤습니다.
수업 중에 저는 학생들에게 스미스의 선택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스미스의 입장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라는 질문에 친구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어요.
학생 A: "스미스는 결국 동물원에 남았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의 유대감이 깊었고, 자유보다는 안전한 곳에서의 삶을 택했을 것 같아요."
학생 B: "아니에요! 저는 스미스가 숲으로 떠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숲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봤잖아요. 자유를 찾으려는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이 두 의견은 수업 내내 팽팽히 맞섰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스미스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단서를 찾아보도록 유도했습니다.
스미스의 선택을 두고 학생들은 여러 가지 텍스트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학생 C: "103쪽에서 스미스가 '난 여전히 너와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고 말했어요. 저는 이 대사를 보고 스미스가 동물원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못한 거죠."
학생 D: "저는 그 말보다는 스미스가 숲을 그리워하며 망설이던 장면이 더 강렬하게 남았어요. 그래서 숲으로 떠났다고 생각해요. 결국 자신의 뿌리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작품 속 문장을 근거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며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자의 해석이 달랐지만,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며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깊은 성찰과 논리적 사고를 볼 수 있었죠.
토론이 끝나갈 무렵, 저는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질문했습니다. "작가는 스미스의 결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어요. 왜 그럴까요?" 친구들은 잠시 생각한 뒤,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학생 E: "작가가 결말을 열어둔 건, 우리 독자가 스미스의 마음을 스스로 상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닐까요?"
학생 F: "맞아요! 그리고 스미스의 선택이 정답이 없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렇게 열린 결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이번 수업이 정말 깊이 있는 사고를 이끌어냈다고 느꼈습니다. 스미스의 선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법도 배웠죠.
덧 : 수업 전체 영상을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