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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Dec 07. 202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른도 인간일 뿐"

[게임전쟁] 독서 논술 수업에서 나온 이야기들

오늘의 책 게임 전쟁은 사실 내가 선정하면서도 꽤 고민했던 책이었다. 책 속 부모의 불륜, 게임 중독, 청소년 사랑 이야기가 모두 엮여 있지만, 이를 다룬 방식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있어서였다. 학생들에게 과연 이런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곤혹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비판할 지점은 많아도, 이 책은 우리 사회와 인간관계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은 완벽한 존재일까요?"

"여러분, 어른들은 항상 옳고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의 표정에는 미묘한 동요가 일었다.

민서 (가명): "학교에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항상 옳다고 배워요. 그런데 그게 정말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윤하 (가명): "저도 비슷해요. 어른도 가끔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인정하기 어려운 느낌도 들어요."

나는 이 책 속 부모님의 불륜 문제를 예로 들며 말을 이어갔다. "책 속에서 엄마의 불륜은 단순히 잘못으로 그치지 않아요. 엄마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인간적인 허점과 결핍이 보이죠. 어른도 결국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른이 더 완벽해야 하지 않나요?"

서윤 (가명)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그런데 어른은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잖아요? 어른이 실수를 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배워요?"

그 질문에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맞아요. 어른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이 있죠. 하지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어른도 때로는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선택을 잘못할 때가 많아요. 여러분이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어른도 인간일 뿐이에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부모님의 불륜이라는 소재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책에서 엄마는 자신의 감정적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불륜이라는 선택을 했어요. 그런데 여러분, 엄마가 그렇게 행동한 건 잘못이지만, 그녀 역시 누군가의 딸이고, 사람으로서의 약점이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민서 (가명)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책에서 엄마가 너무 감정적으로 보여요. 아빠랑 더 대화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지훈 (가명)은 좀 더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른이라면 아이들에게 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요, 어른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해요. 하지만 어른 역시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실수를 어떻게 바로잡고, 책임을 지느냐겠죠."


"나 역시 완벽하지 않다"

나는 학생들에게 솔직히 고백했다. "사실 나도 완벽하지 않아요. 여러분에게 수업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가끔은 후회할 만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내가 한 선택에 의문을 가질 때도 있어요.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건 어른도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틀릴 수 있고, 다시 고치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윤하 (가명)는 말했다. "그럼 선생님도 완벽하지 않은 걸 알고, 그래서 노력하는 거군요. 그런 어른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마무리하며: 어른도 배우는 존재

수업을 마치며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배우는 과정이에요. 여러분도 언젠가 어른이 되겠죠. 그때 나처럼 흔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그날의 논의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넘어, 서로의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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