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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Aug 26. 2019

생활정치의 기초가 되는 '기본소득'

'기본소득'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필요조건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사실은 정치에 관심이 많지만 생활정치에 뛰어들지 못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생활정치 경험의 부재입니다. 그런 DNA를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독재정권 아래에서 시키는 일만 잘했지, 뭔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잘 안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주민자치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DNA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정치에 대한 막연한 혐오 의식입니다. 최근 허본좌 허경영 씨가 국가 혁명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혁명공약을 내세웠는데 거기에 ‘국회의원’ 100명 감축 및 무보수화를 내세웠습니다. 게다가 지방자치는 아예 폐지하겠다고 공언함으로 국민들의 정치 혐오에 편승하는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정치혐오가 해결책일까요?


기원전 5세기 후반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군인인 페리클레스가 처음으로 공적인 일에 봉사하는 사람에게 급료를 주는 보수제를 도입하여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우리나라 지방의회 역시 처음에는 무보수였는데, 지금은 유급제를 도입했습니다. 무보수로 하라는 것은 둘 중 하나이기 쉽습니다. 돈 많은 일부 계층이 정치를 독점하거나, 아니면 음성적인 방법으로 정치인 각자가 돈을 벌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정치인에 대해 이중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인=권력가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 앞에서는 잘 보이려 하는 마음이 강하고, 뒤에서는 정치인=도둑놈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서 욕합니다. 정치인=민의의 대변자, 갈등 조정자, 방향 제시자라는 새로운 이미지 구축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믿고 맡기는 간접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서 정치인을 실제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가로막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먹고살기 바쁜 팍팍한 현실’입니다. 생계가 막연하다 보니,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보니 현실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처럼 정치에 관심을 가지려면 최소한의 생계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이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본소득의 여러 효과 중에서 하나가 바로 ‘의미 있지만 보상받지 못하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의 활성화입니다. 기본소득이 실시될 때 생활정치도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으며, 생활정치가 실현될 때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입니다.


#생활정치 #민주주의 #기본소득 #정치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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