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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Mar 25. 2020

담대함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을 수 있다

- 대전시의 코로나 19 극복 추경 편성에 대한 의견 -

1997년 IMF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비정규직은 양산되었고, 양극화는 극심해져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그 혜택은 고스란히 상위 1%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고 대다수 서민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졌다는 진단이다.

코로나 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여 우리는 이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는 당면 과제와 더불어 그 너머의 우리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칫 지난날 IMF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당면 과제에 집중하느라 훗날 서민의 삶을 송두리째 내어주게 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내놓은 대전시의 추경 대책은 그러한 점에 비춰보았을 때 어떠한가? 


대전시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은 코로나 19 대책을 내놓았다.


총 40개 과제에 4,662억 원을 지원하기로 계획하고 있는 이번 ‘코로나 19 관련 지원 대책’은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오히려 복잡성으로 인해 지원대상자 선별 과정에 많은 시간과 행정력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정보의 비대칭성도 문제다. 알고 혜택을 챙겨갈 수 있는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정보가 없어서 지원 신청을 하지 못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득 손실을 실질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없다. 당장 자기 손으로 학비를 벌고, 용돈을 벌어 써야 하는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가 끊긴 지 오래이다. 그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코로나 19로 인해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약 666조 원이 사라졌다. 한국 전체 인구 5125만(2019년 기준) 명 기준 1인당 약 1300만 원씩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펀드, ELS 주식 등에 투자한 중산층 대부분이 큰 손실을 기록하고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 19로 더 고통받는 서민들 지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시혜적인, 선별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시민의 권리로서, 보편적인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생활을 미리 경험하고 있다. 지금은 전염병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 AI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날, 그때에도 시민들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다. 그러한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파도 ‘근면, 성실’이라는 노동윤리로 출근해야 하는 문화는 전염병의 확산을 가져왔다. 이제 우리 사회는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라는 최소한 삶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신천지’라는 종교에 왜 청년들이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원인 중 하나로 각종 ‘불안’이 지목되고 있다.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불안,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신천지’에서 삶의 위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들의 불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기본소득’으로 최소한 삶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때 그들의 경제적 불안, 사회적 불안은 다소 누그러질 것이다.

‘기본소득’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그 버팀목을 기본으로 여러 제도를 세울 때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재난 앞에 ‘재난 기본소득’을 도입하여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미리 연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구태의연한 정책에 머물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게다가 대전시 허태정 시장은 같은 당 소속인 더불어 민주당의 다른 지자체장들이 연일 ‘재난 기본소득’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데, 의회마저 더불어 민주당 1당 체제인데 무엇이 두려워 과감한 ‘재난 기본소득’ 도입을 못하는지 ‘쫄보’라고 비난할 수밖에 없다.


쫄보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도 없고, 당면한 코로나 19 재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없다.


우리는 담대한 지도자를 원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기술의 발달만으로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선사하지 않는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시민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허태정 시장이 해야 할 일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대전시 의회에서 허태정 시장의 소심한 추경이 아닌 대범한 추경으로 다시 검토하면 된다. 이것은 단지 허태정 시장만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담대하게 전체 국민에게 재난 국민소득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하물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실시하는 ‘재난 기본소득’을 대한민국 정부가 망설일 일이 아니다.


위대한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말을 지도자들이 가슴에 새기기 바란다.

“하고자 하는 바와 되고자 하는 바를 추구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그것을 얻기 위한 대가를 치르는 것 역시 두려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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