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지만 90년 생

개인사유

by 게팅베터

오랜만에 친구들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이지만 자주 못 보는 사이라 여행이라는 핑계로 일 년에 한 번씩 만남을 가지고 있다.

이젠 서로의 안부를 묻기보다는 본인들 아이들이 뛰어 놓는 모습에 흐뭇해하는 것 같았다. 친구보다 가정을 더 챙기는 모습에 우리가 발 써 그런 나이가 되었나 생각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쉽다.


다른 남자들처럼 의리로 뭉친 사이도 아니고 각자 독특한 친구들끼리 모여 있어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친구처럼 안 보이는 사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이런 친구 관계가 더 좋아진다. 서로 부탁 안 하고 기대지 않고, 기대나 실망도 없다. 그냥 쿨 한 사이다.


그래서 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저녁 식사 후 모여서 직장의 연차 얘기가 나왔다.

연차 사용 전 직장 상사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했다. 친구 중 한 명이 말하길


“이러이러한 이유로 연차를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와 다른 생각을 말했다


“ 연차를 사용하는 이유가 모두 개인적인 사유인데 굳이 이유를 설명해주고 다시 허락을 받아야 되는 거야?”

라고 나는 물었다.


이건 허락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 사유에 의해서 개인이 사용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내가 어떻게 연차 신청을 하는지 물었다.


나는 “ 연차 1개 사용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내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연차 신청한다는 것에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 그러면서 내게 하는 말이


“우리 회사에 오면 상당히 피곤할 것 같다,

꼭 90년대생 마인드네”라고 말했다.

내가 90년대생이라고? 사실 그러면 좋겠지만,

그 말이 조금은 씁쓸하고, 나와 같은 나이인데도 꼰대 마인드가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그리고 그 친구 얼굴을 다시 보았다.

난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뀐 줄 알았다. 나의 환경, 나의 생각이 바뀐 것이지 대한민국 전체가 바뀌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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