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의 세계에서
라떼는 헬스장보다는 마셜아트(Martial art) 체육관에 등록비가 더 비싼 시절이 있었다. 마셜아트는 기본적으로 수업을 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려면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 시대다. 우리 동네 주변을 둘러보니 대략 1 세션당 5만 원이다. 1 세션, 일주일에 3번, 한 달에 12번의 수업을를 받으면 60만 원의 금액이 나온다. 1 세션이 보통 50~60분 수업을 말하는 것 같다.
어느 헬스장은 PT-3만 원이라는 문구로 광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1 세션은 30분이다. 결국 퍼스널 트레이너가 시간당 페이를 거의 동일하게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여기서 헬스장 등록비용은 벌도다. 이제는 이 만큼의 돈이 없으면 탄탄한 근육을 갖추기 힘들다는 뜻인 것 같다. 돈이 몸의 성형뿐만 아니라 근육생성에 갈수록 많이 관여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 씁쓸하다. Muscle Inflation, 체력 향상뿐 아니라 근육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여기서 비용은 식단과 추가 영양공급에 따른 비용을 제외한 비용이다.
그래서 그들의 PT 광고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비용대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어떤 계획으로 헬린이를 유혹하고 있는지 궁금해서이다.
기본적으로 퍼스널트레이너 자신의 스튜디오 사진으로 광고를 하는 곳이 대분이다. 자신의 프로필을 앞세워 헬린이도 그 사진 속의 트레이너처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스튜디오 사진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엔 비밀도 숨어 있다. 트레이너의 근질이 좋아서 잘 나온 사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컬러크림을 바른다. 컬러크림을 바르면 근육의 선명도가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은 잘 쓰이진 않지만 물파스를 뿌리면 근육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스튜디오의 직, 간접 조명효과와 사진 보정으로 더욱 완벽한 몸으로 재 탄생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그래서 일반인이 헬스장조명에서 상의를 벗고 아무리 포즈를 취해도 그 PT의 사진만큼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또 어느 곳은 학벌을 내세우는 곳도 있었다. 몸뿐만 아니라 머리가 좋은? 트레이너가 있는 헬스장으로 광고를 했다. 학벌 좋은 트레이너가 아주 쉽게 운동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요즘에야 머리가 좋아야 운동도 잘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머리와 몸은 따로 작동한다는 사람들의 무의식을 파고든 광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라떼시절보다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다음으로는 1개월**, 3개월**, 6개월**로 PT 수업 횟수를 많이 하면 할수록 단가가 싸진다는 것을 광고하는 곳을 보았다. 운동의 효과를 몸으로 보여주게 해야 하는데, 무조건 돈이다. 회원의 몸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 PT를 받아야 회원들의 몸이 기대치만큼 좋아진다는 전재가 깔린 채 광고를 했으면 좋을 텐데, 어느 곳도 그런 부연 설명을 광고에 내지 않는다. 단순히 PT 가격을 회원에게 DC 해줌으로써 고객을 장기간 붙잡아 두려는 상술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어떤 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비용은 발생한다. 하지만 비용문제와 운동을 배우는 기술의 문제는 같은 선상이라고는 하지만 결이 다른 문제다.
PT의 세계에서 이러한 세 가지의 유형이 대부분의 PT 광고였다. 아이러니 한건, 필자가 사는 곳의 특성상 운동하는 체육관이 몰려있는 곳이라 내심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여느 동네 체육관의 광고와 다르지 않았다. 헬린이가 어떻게 하면 지방질이 많은 몸에서 근육량이 많은 몸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광고에 없었다. 훅 하고 끌리는 느낌의 광고카피가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헬린이를 위한 한마디도 찾기가 어려웠다. PT를 받는 회원을 수익원으로 생각하는 것을 감출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PT소비자를 향한 어떤 외침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