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상

크레마 vs 종이책

꼭 사야만 돼?

by 게팅베터

독서가 취미가 된 지 2년쯤 되었을 때, 종이책만 보던 내게 새로운 물건에 계속 시선이 끌렸다.

하얀색에 앙증맞은 사이즈! 그냥 갖고 싶었다.

큰 맘먹고 사야 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이 시대에 책 읽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바로, E-book 리더기, 크레마


E-book 리더기를 다른 사람들은 왜 사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았다.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스러워서,

집에 책을 놓아둘 공간이 부족해서,

종이책보다는 E-book의 값이 저렴해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었다. 난 다른 이유가 있었다.

새로운 물건에 접촉해봄으로써 똑같은 책이라도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궁금했다.


E-book으로 책을 읽지만 종이책도 같이 보고 있다. 하루 생활하면서 장소와 시간에 따라 읽는 책도 다르고 읽는 방법도 다르게 하면서 독서를 즐긴다. 서로의 장단점이 있어 모든 것에 만족하진 않지만 장점만 나는 취하기로 했다.


지하철에서 E-book을 보고 있을 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 종이책은 아닌데 디지털 기기이면서도 아날로그적인 이 감성은 뭐지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건 아니지만 한 번씩 나의 모습을 보는 사람을 의식하기도 한다. 이 시선이 나쁘진 않다.


E-book리더기로 책을 읽으면서 도서관에 가는 횟수는 줄었지만 활자에 더 많이 노출시키는 기회를 얻었다.

아무래도 전자 기기이다 보니 책 보는 게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었다. 그냥 나만의 생각이었나 보다. 확실히 종이책보다 가독력이 좋다. 빠르게 읽어 내는 게 목표는 아니지만 정말 빠르게 읽어져서 좋다.


E-book 리더기 특성상 액정이 약하다는 소리에 애지중지하면서 다룬다. 결코 비싸지 않은 전자기기인데도 액정 파손을 경험하고 A/S 받은 후라 조심스럽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물건에 집착, 아니 소중히 다뤄봤던 물건의 기억을 소환하기가 어려울 만큼 없다. 이런 내가 매일 물티슈로 닦고 뽁뽁이로 만든 케이스에 씌우고 다닌다.

흠집이라도 나면 마름이 아플 것 같고 읽고 있는 책의 저자에게 미안해질게 뻔하다.


종이책의 책장 넘기는 맛은 없지만 디지털 기기에 씌워진 아날로그적 감성을 즐긴다.

페이지 넘김은 물리적 버튼이나 액정을 터치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이상하게 이 촉감이 좋다.


손끝으로 저자와 연결시켜주는 생각마저 든다.


단점이라면 컬러가 아니다! 그래서 흑백의 낮은 해상도는 나의 눈을 보호해주면서 오랫동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준다. 난 보호받고 있었던 거였다

책을 읽으면서 정보를 얻고 사색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던 나에게 하드웨어적인 이점을 느끼게 해 주다니!

난 단지 책을 읽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했다.


E-book으로 책을 보기 시작하면서 핸드폰에서 하던 시간 때우기 검색이 줄어든 것 같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시각적인 자극과 재미로 따지면 핸드폰을 따라올 수 있는 기기가 없지만, 난 나의 길을 가려고 한다. 느리지만 완주할 수 있는 인내와 끈기를 키워주는 나와 E-book 리더기의 만남은 언제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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