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운동으로 이틀정도 운동을 쉬며 회사를 오고 가니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허하다. 운동이 그 정도로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던 걸까? 아무튼, 그래도 잘해왔던 식습관을 이때다 싶어 포기하기엔 너무 마음먹었던 나날들이 아까워, 집에 돌아와 버섯 미역 된장국과 생선을 구워 간소히 먹기로 했다. 그 마음가짐을 가지기까지 마라탕이며 떡볶이며, 다양한 음식들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마음먹은 대로 했다. (대단해) 요즘은 하고 싶은 것들도 많은데 몸도 안 따라주고, 배우고 싶고 잘하고 싶은 것들이 한 트럭인데 맘 따로 몸 따로니 괜히 골병이 드는 것 같다. 적당히 하자고 했으면서, 조금만 하겠다 해놓고 그런다. 그렇다고 뭘 또 거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뭔가 이것저것 할 일들이 뒤엉켜 있으니 삶을 간소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뭘 그만 사들여야지. 식사도 간단하게 해서 먹어야지. 하다가도 이게 잘 안돼서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느낌이다. 다 욕심이다.
어찌 되었건 그렇게 허덕이다가 별거 없이 단순하게 만든 버섯 미역 된장국을 먹으니 왠지 모르게 차분해진다. 버섯 미역 된장국을 하는 법은 굉장히 간단한데, 불린 미역에 된장을 풀고 버섯을 넣으면 끝이다. 참치액젓과 육수 한 알 이런 거 있으면 넣으면 되고, 그렇게 만들어 놓고 밥이랑 생선을 구워 먹으면 만찬이 된다. 간단한데 정성스러운 만찬.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는 오늘의 저녁이었다. 정갈한 삶을 사는 건 진짜 쉽지 않다. 귀찮은 일들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귀찮은 일들도 덜어내야 한다. 예전이었다면 된장에 이것저것 많이도 넣었겠지. 반찬도 한상차림이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