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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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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낙 Nov 02. 2024

성경으로 하는 육아는 쉽다

두 신부님의 어머니

이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건가

선택할 건 많은데 뭐가 답인지도 모르겠던 나는 아이가 7살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육아 정보를 모으고 실천하려 노력해 왔다.


신생아 때는 수면교육에 공을 들였고, 영상 노출도 피해 영어 영상만 들려줘서 아이는 영어 귀가 뚫렸고, 하지만 한글은 아직 못 떼서 전전긍긍하고 수학은 어찌 시작해야 하나 학습지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부모의 권위가 살아야 한다는데 권위를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훈육은 매를 들어야 돼 말아야 돼 고민하고.


아이 교육에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이것저것 통제하여 결국 어떻게 공부를 잘하게 할 것인가였다.

이게 맞나. 삶의 본질이 이게 아닌데, 공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내가 믿는 천주교에서는 어떻게 아이를 키우라고 하는 걸까, 궁금해하며 '천주교 아이 교육'을 검색했더니, 신부님 두 분의 강론을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신부님은 7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이제 너의 부모님은 하느님이시니 그분께 모든 것을 상의하고, 너의 일은 네가 책임져야 한다." 하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셨단다(?). 그리고 아이를 남겨두고 일터로 나가셨다고..

신부님은 중고등시절에 방황기를 거쳐 사제의 길을 걷게 되었다 했다.


두 번째 신부님의 부모님은 매우 엄격하신 분들이셨다. 초등학교까지만 졸업하시고 생업에 바쁘신 분들이셨는데,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는 시간은 꼭 지켜야 했으며, 성당 가기 싫다 소리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꾸짖고 매도 드시는 분들이셨다.

청소년기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셨는데 만나는 여학생들 찾아가 신부 될 아이니 도와달라고 일일이 아들의 여자친구를 도망가게 하는 어머니셨다.


두 어머니는 매우 다른 스타일의 어머니셨으나,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그 아들들이 어머니를 매우 존경한다는 것이었고

 둘째, 하느님을 가장 중심에 두고 아이를 키우셨다는 점이다.


훈육을 할 때 매를 들어야 하냐 말아야 하냐 수학 학원을 보내냐 마냐, 아이 짜증을 받아주냐 마냐 하는데 정답이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의 특성이 모두 다른데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다 똑같을 수 없고, 다만 그 중심에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말씀이 있다면 올바른 길로 아이가 자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아이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알려주고 같이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애써 부모의 권위를 세울 필요가 없이 하느님의 말씀이 나와 아이에게 권위 있게 다가왔다.

친구 사이의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에게 해줄 말은 성경에 모두 있었다.


엄마, 친구는 내가 뭐 얘기하면 자기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해.


아무리 자랑해도 하느님보다 강하고 잘하는 사람은 없어.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뿐이야.


아이가 점점 평온해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매일 싸우던 그 친구와도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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