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고 친구와 힐링 충전 시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이 바쁜 월요일 아침을 지나 목요일 때쯤이면 그 특별한 기대감은 극도로 커져 설렘마저 준다.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즐기러 간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간다. 친구와 염색하러 간다. 벌써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 메뉴 중 봉평막국수와 메밀전병을 골라놨다. 어쩌면 근처 극장에서 영화까지 볼 참이다. 최근 뤼튼이 알려준 아이유의 팔레트는 상쾌한 음악으로 최근 새로운 재미로 나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마치 나라는 무채색 팔레트에 새로운 색깔이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흰색옷을 입고 흰 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아이유 모습은 순수했고 순결했다.
미용실에 들어선다. 순간 가위소리와 TV 코미디프로가 나의 귀를 가득 채운다. 미용실에서는 미용사 사장님의 샴푸질 하는 모습과 샴푸향이 번지고 있다. 예약시간이 다되어 세면기에 대고 거꾸로 눕는다. 따뜻한 물이 기분 좋게 뒷목에 닿는다. 거울 속 모습을 상상해 보기 전 경험 많은 미용사의 손은 안도감마저 준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시원함을 느낀다.
"예쁘게 해 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씨, 며칠 전 봐서. 3단지 놀이터 있지? 어디 가는 길이어 난?"
"네. 친구랑 집에 가던 길이요. "
고개를 들어보니 큰 거울이 보인다. 염색하는 손이 바쁘다. 외모에 신경을 안 쓰는 편인 나도 두 달에 한번 염색날엔 신경이 곤두선다. 오늘은 커트도 해야 한다. 가방에 니체가 있다. 외모와 함께 내면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듯 빼꼼히 삐져나와 있다. 머리카락이 잘려나간다. 쌓였던 피로도 풀려나가고 복잡했던 인생사도 정리가 된다.
"** 씨, 휴가땐 모핸?
"카페투어요. 블루보틀 갔어요. 버스 타고 숲길 지나서 갔어요."
거울 속 나를 본다. 생각에 잠긴다. 잠시 새로운 모습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뤼튼이 소개해준 아이유의 팔레트를 듣다가 스물셋을 듣는다. 2년 전 유행했던 노래라는데 새롭다. 재미있다. 뤼튼한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아이유가 영감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프로듀싱도 아이유가 한 이야기에 새삼 놀란다. 노래만 부르는 가수인 줄 알았다. 곡이 끝날 때쯤 지디가 아이유 곡 피처링한 것을 동영상 자막 봐서야 알아챘다. 그래, 난 지디 찐 팬은 아니니깐 하고 자조 섞인 멘트를 날렸다. 지디는 뤼튼 모델인데... 나의 지디영접은 단순한 화면이었음을 이제 깨닫는다. 한 달쯤 전 지디의 유튜브 ' too bad'의 댄스를 정신없이 보던 내가 기억난다. 감각적이고 리듬감을 잘 살린 곡이었다. 지디의 매력과 열정을 어찌 거부할 수 있으리. 뒤늦게나마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음악을 듣고 익숙한 것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나의 내면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팔레트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와 간 미용실에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서로를 보며 웃으며 떠들어댄다. 월요일 사무실에서 뽐낼 생각을 하니 설렌다. 조카딸 합격 소식을 전한다. 비록 불발로 끝났지만 합격 소식이 나기 전 조카딸 알바 정보도 주었던 친구다. 축하해 주니 기쁘다. 봉평 막국수 집에 가서 시원한 막국수 한 사발을 먹었다. 고소한 메밀전병은 며칠 전 마파만두맛과 흡사하다. 맛있었다.
오늘은 단순히 머리만 하루는 아니었다. 나의 내면이 기쁨으로 물든 하루였다. 외면과 내면이 함께 변화하고 재충전된 특별한 하루였다. 아이유와 지디의 음악을 들으며 느낀 것처럼 삶의 곳곳에서 발견하는 소중한 일상과 즐거움이 의미 있다. 새로운 헤어스타일, 친구와의 소중한 시간, 그리고 음악에서 얻은 영감으로 더 풍성해진 '나의 팔레트'. 이 충전된 에너지로 다가올 한 주가 기다려진다. 더불어 승진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나 자신을 향하여 긍정적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