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미지의 삶을 향한 발걸음, 회색빛 편견을 넘어

by 파란진실


북한 이탈 주민하면 일반적으로 가난하고 어렵게 살고 정착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다. 유튜브에 보면 비행기로 서울에 도착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그만큼 그들은 자유에 대한 기대가 크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에 대한 갈망이 크다. 이들에게 우린 어떠한 시선을 보내는가.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기에 더욱 아껴야 할 우리 국민인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험은 달랐다. 오히려 더 잘 적응해 가며 말투도 북한 주민 말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옷차림도 직장인의 그것이었고 회사에서 일하다가 와서 전화받는 모습에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물론 단편적인 모습이고 이면에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며칠 전 하나원에서 직원과 북한이탈주민 손님들이 찾아왔었다. 그들은 우리가 가진 회색빛 편견 너머에 자리 잡고 빛나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직업 훈련에 관심을 보여주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좌절이 아닌 새로운 삶을 위한 뜨거운 열망이 숨 쉬고 있었다.


하나원 손님들은 흥미롭게도 ‘애완동물’이나 ‘커피’ 같은 다소 생경하면서도 유망한 직업군에 관심을 보였다. 낯선 남한 사회에서 그들에게 이런 직업들은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선 새로운 문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무엇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들은 선뜻 ‘이거다’하고 선택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익숙지 못한 환경에서 제주도까지 내려온 그들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서 무엇을 선택할까? 그러한 그들의 모습은 우리네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서 그들의 흥미를 끌만한 니즈를 파악하고 자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유튜브를 보면 단편적이긴 하지만 성공 사례를 보여주기도 한다. 대한의 국민이라면 그 성공 사례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이기에. 우리 국민이기를 너무나 강렬히 간절하게 원하는 그들이기에 말이다.


그들은 단순히 생존이 아닌 삶을 찾고 싶어 한다. 그들은 이미 적응하고 있다. 단순히 도움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를 넘어서, 실제로 마주한 그들에게는 상상 이상의 강한 회복 탄력성과 능동적인 삶의 태도가 있었다. 독서 동아리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은 서울 소재 유명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었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빛이 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을 대변해주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적인 적응을 돕기 위해 시스템적 보완점도 필요할 것이다. 직업 훈련 교육을 넘어선 맞춤형 진로 탐색과 현실적 컨설팅, 지속적인 멘토링의 중요성 등 당면 과제는 많은 듯 보이지만 천천히 하나씩 해결해 가려는 움직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계속 보일 것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자격증 과정이 하나의 길을 제시하듯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춘 진로 컨설팅과 실제 사회와의 연결이 절실하다. 그들이 스스로 길을 찾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자.


측은함이 아닌 가능성을 믿어주고 존중해 주자. 그들을 향한 시선은 따뜻한 동반자의 그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이자 또 다른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들이 가진 끈기와 적응력은 우리 사회가 가진 다양성과 역동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이제 편견의 벽을 허물자. 그리고 함께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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