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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너바스 이실장 Nov 15. 2022

기술자로서의 독립!
꿈은 이루어진다!(下)

기술자? 그게 뭐 별거라고. 이젠 시작하자. -4

기술자로 독립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장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타일 도기매장이 있습니다. 사장이 필요한 욕실제품도 구매하고 일도 의뢰받는 곳입니다. 저도 사장과 가끔 들리게 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이야기도 하면서 타일도기 매장 사장님과 약간의 친밀감이 생겼습니다. 저도 이때쯤 양변기나 세면대 등 도기교체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사장과 같이 그 타일 도기매장에 갔다가 나오면서, 제가 매장 사장님께 "제가 할만한 일 있으면 저한테도 일 좀 주세요!"라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제 딴에는 일을 나에게 맡겨만 준다면 잘할 자신이 있었고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사심 없는 "일 좀 주세요"라는 말이 그때는 잘못된 것인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사장이 저에게 직접 말해주기 전까지 몰랐어요. 열정이 가득한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이었죠. 나중에 사장이 저에게 기분 나쁘다며 "내 일 뺏으려고 그런 거냐? 생각 좀 하면서 말하고 다녀!"라고 한소리 하더라고요. 그때에서야 제가 개념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부터 제가 사장의 경쟁자가 되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사장도 저를 경쟁자라고 느꼈을까요?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나에게 일을 주겠냐?"


저도 일을 저에게 줄 수 있고, 제품도 저렴하게 구매할 곳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래업체는 집과 가까우면 좋습니다.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요. 우리 집에서 을지로는 가깝습니다. 바이크 타고 5분이면 갈 수 있어요. 을지로 방산 시장 대로변에 타일, 도기 업체들이 많습니다. "무작정 방문해서 일을 달라고 해야 할까?" 아닙니다. 우선 나를 홍보할 최소한의 준비는 하고 가야죠. 명함이라도 만들어 가지고 가야 했습니다. 다행히 상호명은 내 마음속에 이미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명함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이너바스 이실장 1호 명함

제가 처음으로 직접 만든 명함입니다. 급하게 만든 명함 디자인이라 많이 조잡하죠? 제가 파워포인트로 만들고 그림파일로 변환한 후, 성원애드피아 사이트(http://www.swadpia.co.kr/)에 신청하였습니다. 제가 회사 다녔을 때 프레젠테이션, 입찰제안서를 만들어봤고, 브리핑자료도 만든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파워포인트로 명함 만들기] 동영상을 참고했습니다. 

이너바스 이실장 현재 명함

물론 명함 만드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 기술자로서의 마음가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들면 더욱 애착감을 가집니다.


저에게는 '형'이 있습니다. 피를 나눈 친형은 아니지만, 친형만큼 제가 따르고, 좋아하는 형입니다. 저와 네 살 차이이고,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살며, 여러 해 같이 운동(배드민턴)하고, 술자리도 자주 하며 친하게 지냈어요. 제가 회사 다니며 고민이 있을 때 잘 들어주고 조언도 잘해주며, 회사를 그만두고 쉴 때에도 술도, 밥도 사주고 위로를 많이 해준 형입니다. 제가 기술을 배우고 독립할 때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첫 명함도 제가 초안을 만들었고, 디자인 수정부터 명함신청, 수령까지 형님이 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명함이 완성되자, 집에서 가까운 을지로 타일 도기 매장들을 형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그전에 형님이 홀로 을지로 도기 업체들을 사전에 돌아보셨더라고요. 형이 필요한 제품을 구하기 위해서 돌아봤겠지만, 제가 방문하면 좋을 곳들을 미리 눈여겨보아 놓은 거죠.


을지로의 타일 도기 매장을 형과 같이 방문했고, 업체 사장님께 명함을 드리면서 "제발 일 좀 주세요. 잘할 자신 있어요!"라고 했지만 시큰둥하는 매장 사장님들의 반응!!! 전단지 알바 대하는 듯한 냉소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그래도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딱 한 곳! 백송 세라믹 사장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명함을 드리면서 "제가 도기 설치 일을 시작한 지 솔직히 얼마 안 되었지만, 맡겨주시면 만족하실 수 있도록 해 드릴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오히려 저에게 용기를 주셨습니다. "서로 윈윈 하자!!!" 그리고 많은 조언을 해 주셨어요. 제가 일주일에 한 번은 찾아갔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들렀습니다. 믹스커피 먹으러 왔어요!" 하면 백송세라믹 사장님은 "잘 왔어 커피 먹어!"라고 하셨죠.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변기설치, 세면대 등 제품 설치하는 일을 저에게 맡겨 주기 시작했습니다.  



사장님과 같이 현장에 가서 열심히 작업만 같이 한다고 해서 사장님이 독립시켜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직접 기술자로 독립을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독립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



1. 명함을 만들자!

사장님께 기술을 배우면서 당신의 상호명도 결정했다면 이젠 실행해야 할 때입니다. 상호명은 자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아무거나 생각나는 데로 짓는 것이 아닌 뭔가 의미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처럼(이너바스) 부르기 쉽고, 어감이 좋고, 좋은 의미가 있으면서 다른 업체에서 사용하지 않는 이름을 고민해 보세요. 

명함을 만들면 와이프, 부모님, 자녀에게 먼저 주세요. 당신이 뭘 하고 다니는지, 앞으로 어떻게 기술자로 살아갈 수 있을지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기술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믿음을 쌓아 가기 바랍니다. 



2. 거래처를 확보하자.

사장님이 거래하는 곳은 자신의 거래업체로 만들지 마세요. 그곳에서 제품 구매는 가능할 수 있어도, 일을 직접 받을 수는 없습니다. 거래업체에서도 기술자 사장에게 일을 맡기지, 일 배운 지 얼마 안 된 경험 없는 당신에게 일을 맡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신의 집과 멀지 않은 거래처가 될만한 곳을 방문하여, 명함을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매장 사장님도 거래하는 기술자들이 있겠지만, 지금 거래하는 기술자를 마음에 안 들어 할 수도 있고 또 기술자가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자신을 알린다고 생각하며 명함을 주세요. 느낌이 좋은 거래처 사장님이라면 메모하고, 2~3주 단위로 방문해서 박카스나 캔커피라도 건네면서 인사하세요.(설마 인사만 하는 것은 아니겠죠? 짧은 대화라도~)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매장 사장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되면, 요즘 업계가 돌아가는 상황도 알 수 있습니다. 거래처가 될 만한 곳을 자주 방문하다 보면, 당신에게 일을 맡겨 주는 곳이 생길 것입니다. 처음부터 일을 주지는 않습니다. 가끔 들러 이야기를 나눠보면 서로에게 조금씩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저는 메인 거래처인 타일 도기 매장 외에도 소모품이나 부자재, 공구를 구매할 곳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인터넷 구매도 가능하지만 급하게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에 공구 및 소모품점, 건축자재 업체, 배관 가게, 볼트 가게, 조명 가게, 환풍기 매장, 전기자재 매장을 알아놓았습니다. 당신이 필요한 것들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을 찾아 놓아야 합니다. 저렴하면서 마음씨 좋은 분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3. 현장 사진을 많이 찍어 놓자.

사장님 현장이든 자신의 맡은 현장이든 사진을 많이 찍어놓으세요. 당신이 어느 현장에서 어떻게 작업을 했고,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나중에 확인하고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작업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 놓으면 시공 과정을 사장님이나 집주인 그리고 다른 분들이 물어볼 경우 어떻게 작업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당신을 홍보할 블로그를 할 때도 필요하고, 거래처 매장 사장님께 보여드리면서 홍보할 수도 있어요. 설치하는 제품의 모델명과 사장님 공구도 사진을 찍어 놓으면 나중에 기억하기 좋습니다. 사진은 혼자 있을 때 찍는 것이 좋습니다. 사장님이 자기 자신 외에 현장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4.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자.

세계 모든 곳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에 여기에 홍보하지 않는다면, 일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검색하여 알아보고, 주문하고, 상담합니다. 소자본의 기술자들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자신이 직접 홍보해야 합니다. 인터넷 매체가 나의 매장(점포, 회사)이며, 수입창출의 기반이고, 기술발전, 영업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매체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기술자들은 지인이나 고객들의 소개, 매장에서 소개받아 한정된 지역에서만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지금은 이렇게만 하면 일이 많지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나이 드신 분들도 인터넷을 이용하여 상담 및 공사 요청을 합니다. 기술자로 독립하기 위해 인터넷 홍보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지인과 매장만 바라본다면, 일을 맡겨주는 곳과 당신의 종속관계를 벗어날 수 없고 시공비도 제 값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에 홍보하는 방법은 우선 인기통 카페(인테리어 기술자 통합모임)에 홍보합니다. 인기통은 인테리어 기술자도 많고, 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고객이나 인테리어 업자들이 많이 찾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여기에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여기 한 곳에 홍보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만의 블로그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이 좋아요. 인기통카페는 (나중에 느끼겠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기술자들이 글을 올리다 보니, 상당히 치열합니다. 블로그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은 저도 블로그에만 홍보하고 있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떻게 블로그를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유튜브에 "블로그 만들기"로 검색하면 알려줍니다. 다른 기술자들의 블로그도 참고하세요. 제 블로그가 궁금하시면 네이버 블로그 검색창에 "이너바스"라고 검색하면 됩니다. 잘 만든 것은 아니지만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chunseop4


블로그를 만들어 사진을 올려보세요. 저도 처음에는 사진만 올리다가, 조금씩 작업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는데, 읽어 보는 분들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기술자들이 시공한 사진으로만 도배를 하는데, 그것보다는 현장의 작업내용, 느낀 점, 특이사항, 꿀팁 등을 누가 보더라도 알기 쉽게 올린다면 고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블로그 처음 시작하고 글이 몇 개 안 되었을 때에는 조회 수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올려보세요. 글이 쌓이면 조회수도 늘어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당신의 블로그 글들 하나하나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블로그가 활성화되고, 조회수도 많아지면 그 블로그를 보고 작업 요청하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양변기 하나 교체부터 욕실 리모델링 상담까지, 그리고 인테리어업체 사장님들이 블로그를 보고 시공 요청합니다. 


집주인에게 친절하고 꼼꼼하게 신경 써서 작업하면, 다른 집 소개를 해 주기도 합니다.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들과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당신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일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어집니다. 지금 저는 제 블로그만으로도 집주인들이 문의해 주고, 새로운 인테리어 업체에서도 요청을 합니다. 기존 인테리어 업체와 을지로 도기 매장에서도 일을 맡겨 주셔서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일이 있는 날은 돈 벌어서 좋고, 일이 없는 날은 놀 수 있어서 좋다."

[이너바스 이실장 명언-9]



이너바스 이실장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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