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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너바스 이실장 Apr 18. 2023

우리 아들이 두 단계 레벨업 했습니다!

아들 잘 키우는 법 - 1단계

안녕하세요. 이너바스 이실장입니다. 우리 아들이 두 단계나 레벨업 했습니다. 현재 우리 아들은 초등학생6학년입니다. 저는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뭘 레벨업 했냐고요? 학습, 학업 그런 공부가 아닙니다. 요즘 부모들이 수학이든지 영어든지 선행학습을 많이 시키고 있죠. 그런 레벨업은 아닙니다. 


우리 아들의 레벨업!

첫 번째는 독서입니다. 

책 읽는 습관이죠. 정말 중요한 습관입니다. 그전까지는 책은 1도 보지 않았습니다. 항상 유튜브, 틱톡, 쇼츠영상만 가까이했었죠. 제가 아들과 가끔 대화하면서 책 읽는 습관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줬는데,


이너바스 이실장 : 아들! 책을 읽는 것은 인생에서 뭔가를 깨닮음을 얻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야. 유튜브 같은 것도 도움이 되지만, 책도 다른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아들. 너도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이 실 장   아  들 : 아빠가 책 많이 읽고 나한테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니까 나는 굳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어!

이너바스 이실장 : 꿱!!!


책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우리 아들은 핸드폰만 가까이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어느 정도는 휴대폰의 유튜브나 틱톡, 쇼츠 영상을 보는 것과 게임은 허용해 줍니다. 아들세대와 우리 세대는 여러 가지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니까요. 그 동영상들에서 도움 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꽤 유튜브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제가 하는 일(욕실 리모델링, 도기 및 욕실세품설치)과 관련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더 편하고 좋은 공구를 구매할 때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유튜브 동영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들도 좋아하고, 또한 자신한테 도움 되는 영상들도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독서도 중요합니다. 고기만 맛있다고, 야채와 다른 것들은 섭취하지 않으면서 고기만 먹게 되면 영양불균형이 오는 것처럼, 동영상만 가까이하고 책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그것도 정서불균형이 옵니다. 그래서 책도 권하고 야채도 권하지만 아들이 제 말을 듣지 않네요. 그래도 제가 책 읽는 모습, 야채도 같이 먹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게 된다면 아들도 따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학교 담임선생님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나 봅니다. 이 녀석이 갑자기 밤늦도록 책을 보고 앉아있네요. 글자가 많은 만화책도 잘 안 보는 녀석이 글씨로 꽉 찬 추리소설을 읽습니다. 


이너바스 이실장 : 웬일이냐 아들? 이런 글씨 많은 책을 다 읽고~

이 실 장   아  들 : 선생님이 책을 읽어보래. 재미도 있고, 도움이 많이 된데. 

이너바스 이실장 : 꿱!!!


선생님 말씀을 잘 듣네요. 제가 여러 번 말을 했지만 안되던 것이 선생님 말씀 한 번에 됩니다. (아들이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저는 아들이 쪽지 시험 100점 맞고, 상장을 받아왔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초중고 시험 성적은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때에야 제도권하에서 좋은 성적 얻고, 시험 잘 보고, 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공부도 열심히 했었고, 공부를 열심히 하니 성적도 괜찮았고,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부모님도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한 이유가 저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서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제 비주얼이 괜찮은 것도 아니라 딱히 내세울 것이 공부와 성적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 덕분에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입학했고, 졸업 전에 어느 중견기업에 취업해서 15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욕실인테리어 일을 배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젠 직장이 평생을 책임져 주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성적이 이젠 더 중요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특히 아들세대에서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동시통번역되는 이어폰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수학을 잘해야 한다? 3차방정식, 삼각함수, 미분적분? 그거 배워서 사회에 나와서 써먹을 데가 있나요? 거의 없다고 봐야 하죠. 지금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적을 위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올인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힘들지만 부모들도 자신의 인생의 많은 부분을 아이에게 몰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힘들어합니다. 왜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요?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렇게 공부만 하고, 부모는 아이가 공부만 하도록 뒷바라지를 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판검사, 의사가 되면 자신만 아낄 줄 아는 돼먹지 못한 인성으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게 되죠. 뉴스에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갑질도 하면서.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자신의 부와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짓누릅니다.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요. 학창 시절부터 그렇게 살아온 거죠. 학교폭력 또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모두 부모가 그렇게 만들어 준 것입니다. 부모들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 오은영박사님이 TV에 자주 나오셔서 올바른 육아 방법을 가르쳐 주시고, 누구보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죠.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것이 틀립니다.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것을 더 잘하고 좋아하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말합니다. 학창 시절의 10대 때에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고. 그것은 좋은 성적?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굳이 꿈을 가져도 되고 안 가져도 된다.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10대 때 중요한 것은 

1. 좋은 습관 만들기. 

2.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것.


이 두 가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10대에 만들어진 습관이 평생 갑니다. 10대에 만들어진 생각으로 나머지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가 그렇고 많은 사람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 습관은 동영상과는 다른 생각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정말 좋은 습관이자 취미가 되는 것입니다.



아들이 저를 또 한 번 감동시킨 것!

두 번째는 홀로 산책하기입니다. 

이 녀석이 혼자 산책하고 오겠다고 하네요. 저랑 둘이서 가끔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들과의 대화 중요해요. 집에서 매일 밥 먹어라, 핸드폰 그만 봐라, 샤워해라 이런 것은 대화가 아닙니다. 자신의 속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대화입니다. 저도 저의 고민과 생각 들을 아들과 함께 이야기합니다.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가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들의 독특한 생각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도 가끔 있어요. 아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제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제가 인생의 선배로써 조언을 해주기도 하죠. 아빠로서 보호자로서가 아닌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선배로 써요. 그러다 보면 아들이 먼저 저와 산책 가자고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다가 아들이 얼마 전에 혼자 산책을 갔다 오겠다고 하네요. 혼자 산책해 보라고 권유도 안 했는데 말이죠. 혼자 산책한다? 정말 별것 아니고 쉬운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하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 생각 자체를 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하게 된다면 혼자 산책을 하면서 주변도 둘러보고, 혼자만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들이 혼자 산책하며 사 먹은 행복한 잉어빵

자신은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지금 자신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자연스럽게 혼자 사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집에 있거나 누구와 함께 있다면, 그런 생각들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주변에 해야 할 것과 핸드폰이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할 기회가 없어요. 아들이 그런 "혼자 산책하기"의 좋은 습관을 가지다니 제 기분이 너무 좋아집니다. 분명히 깨닫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능력이 길러집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부모가 뭐든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줍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아이가 직접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옆에서 다 해주지요. 아이가 뭔가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는 불안감을 가져요. 아이가 잘 못할까 봐, 실수할까 봐, 다칠까 봐 그냥 부모가 해 주는 것이 부모 마음이 더 편해지고 아이도 편해진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가 직접 뭔가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모두 빼앗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하다 보면 실수도 하고, 조금 다치기도 하고, 잘 못하기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하지만 하다 보면 그다음에는 조금 더 능숙해지고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것을 못 보는 거죠. 자신이 다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데로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생각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아요. 만약 부모의 생각대로 아이가 행동하지 않으면 부모 자신이 원할 때까지 소리를 지릅니다. 그것은 자신이 곧 아이라는 부모자동일체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아이에게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설명을 해주고 이해를 시켜주면 됩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물어보기도 하죠.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자신의 생각도 있고, 자신만의 공간도 필요하게 됩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정서적, 신체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거죠. 그리고 그럴 힘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인생이고 부모의 인생이 아닙니다. 아이가 알아서 살아야 하는 것이지 언제까지 부모가 계속 간섭하고, 부모가 원하는 데로 아이가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잘살던 못살던 그건 부모 인생이 아니고 아이 인생인 거죠. 책임도 아이가 지는 거고요. 부모는 아이의 보호자와 조언자로서의 역할이면 충분합니다. 부모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이해하지만, 어느 정도의 아이에 대한 적절한 관심이 우리나라 부모들은 필요한 듯합니다. 


여기까지 쓴 글이 저의 생각이지만, 당연히 틀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번쯤 부모로서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아이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


이너바스 이실장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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