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 위대함

생각

by 삶과 생각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버지'하면 떠오르는 한가지 추억.
같이 목욕탕을 갔던 추억.
모두가 그렇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정말 한번쯤은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을 갔을것이다.

학교를 다니기 전, 어쩌면 초등학생 저학년까지도 좋아서 갔거나 대부분이 등떠밀려 갔던.
왜 어렸을때는 목욕탕이 그리 싫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지금은 한달에 한번씩 고정적으로 가고싶을정도로 시원~하고 좋은데 말이다.)

그 어린나이에 가기 싫어했던 이유를 한번 생각해봤다.
창피함이었을까. 성에대한 교육을 한번도 받지 않았을 시절과 나이.
그에서오는 부끄러움이었을까.
또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밀어주는 때밀이가 아파서였을까.
혼자서 때도 못밀었던 어린나이. 그래서 아버지가 대신 밀어주셨던.
세게 밀어야 나오는 때라고는 하지만 그 어린나이에 피부가 감당하기에는 참 아팠다.
아프다고, 싫다고 떼쓰는 아들들에게 화도 내셨고, 타이르기도 하셨던.

여기서 참 위대함이 떠오른다.
나와 형, 두살터울로 무엇이든지 같이 했고, 무엇이든지 같이 못했었다.
목욕탕에서도 마찬가지. 아들만 둘인 우리집에서 목욕탕을 가게되면 자연스럽게 남자3, 여자1 였다.
그 두명의 아들을 모두 책임지셨던 아버지.

지금에서야 이런 위대함이 떠오른느 이유는.
최근에 형과 둘이 목욕탕을 갔었다. 그리고 각자 때를 밀고 상대방의 등을 밀어주었다.
그러다가 느낀 팔의 통증. 새삼 12년 전 돌아가셨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이렇게 팔이 아픈거를 몇년동안 아버지는 당신포함 세명의 때를 밀었구나', '그것도 일 년에 몇 번, 몇 년 동안을'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버거운데, 아들 둘을 모두 씻겨야 했으니.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위대함을 느낀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또 무엇이 있을까.
가장이라는 무게로 하고 싶은걸 못하고, 처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하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정말 고되게 일만 하셨던 것 같다.

시간을 내서 갔던 여행 몇번. 일요일에 갔었던 개울가. 스포츠를 좋아하셔서 항상 같이 TV로 보던 스포츠들.
작은 추억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 줄 몰랐던, 마지막이었던 그 통화.
이 추억들로 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다.

돌아가신지 햇수로 13년, 그 추억들은 훨씬 전인 15년 이상이다.
내가 술한잔 제대로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때 돌아가셨던. 진하게 술한잔 하지 못한 아쉬움.

아버지의 위대함을 말하자면 정말 끝도 없다. 말하면 할수록 더욱 커지는 아쉬움과 그리움.
아직은 이렇게 문든문득 추억들로, 작은 행동들로 기억 할 수 있어서 좋다.

작가의 이전글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