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피는 시기

by 삶과 생각

올해들어 유난히 꽃들이 일찍 폈다.

이상 기온 때문일까. 벚꽃도 목련도 평년 개화시기보다 훨씬 빨리 핀 것을 알 수 있고, 뉴스에서도 많이 다뤘다.

꽃들이 피고 지는걸 보면 계절을 알 수 있고,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건 덤이다.
꽃놀이를 가는 이유. 꽃이 예쁘고, 그 예쁜것을 보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는 슬슬 영산홍이라는 꽃이 피는 시기가 오고 있다.
길을 가다 보면 벌써 몇몇이 피고 있는걸 볼 수 있다.
형형색색 모여있는 영산홍들을 보면 정말 '꽃이 예쁘다'라는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보통의 꽃들은 한가지 품종에 한가지 색깔을 띄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색을 갖고 있는 영산홍을 보면 더욱 특별하게까지 느껴진다.
보통 영산홍은 또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무 하나하나는 작기 때문에, 그 나무들을 수십개 겹쳐서 심어서 꽃이 피었을 때, 그 아름다움을 더하게 된다.

그렇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영산홍을 보다 문득 깨달은 것.
'저렇게 수십개의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그 군락중에서도 어떤건 피고 어떤건 피지 않았구나'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거리가 떨어져있는 꽃들이나 나무들을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을 먹는 빈도와 양이 다를 수 있고, 햇빛을 보는 시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영산홍은 그 군락의 범위 안에서는 똑같이 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물을 더 잘 흡수하는 나무가 꽃을 빨리 필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가리지 않고 햇빛을 많이 보는 나무가 또 더 빨리 필 수 있겠지만, 그 정도는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피는 시기가 다른 한 군락의 영산홍들.

그리고 생각 난 유명한 말.
'사람들은 저마다 꽃피우는 시기가 다르기때문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네가 생각한 길을 꾸준히 가라'
'이 유명한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군락을 이루는 한데 모여있는 꽃들도 피는 시기가 다 다른데, 하물며 각자의 삶을 사는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
사람에게 꽃피는 시기가 다르다는것은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누군가는 일찍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누군가는 그 원하는 일을 위해 몇년을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에는 원하는 일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후자는 그만큼 시간을 보냈다.

물론 허송세월은 아닐것이다.
전자처럼 일찍 원하는 일을 하면서 깨달은게 있겠지만, 후자처럼 계속되는 노력속에 원하는 것을 이룸으로써 깨닫는것도 있다.
후자의 편에 들어 생각해서 결과가 같다면 후자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전자가 일찍 깨달은것을 후자는 결국 깨달을 것이다.
하지만 전자는 후자가 노력하면서 깨달은것을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나 일찍 원하는 일을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사람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르다. 조급해지지 말고,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

생각해보면 참 맞는말이지만, 이 말 만큼이나 잔인한 말도 없다. 기약없는 약속을 지키는것과 같기 때문에.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원하던 일을 시작한다면 행복감은 배가 될 것이다. 그간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급하다고 아무렇게나 살지 말자. 군락속에서도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른 꽃처럼
우리는 가까우면서도 멀리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 피는 시기는 천지차이일뿐.
결국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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