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누기
주말에 출근 할 일이 있어서 출근했다. 사무실에는 과장님과 나, 둘만 있었다. 출근의 이유였던 공사감독을 하는 중간에 과장님께서 잠깐 대화를 하자고 하셨다. 사무실로와서 회의탁자에 마주보고 앉았다.
"김주무관 이제 거의 1년차인데 어때? 괜찮아?" 이직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이 아니어도, 과장님께서는 중간중간 나에게 괜찮은지, 적응하는데 문제는 없는지 물어봐주셨다. 그때마다 나도 내가 이직하고 어떤 상태인지 생각하게 되어서 좋았다.
(글로 작성하려니 대화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부드럽고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러이러한 부분은 어려운데, 그래도 해야하니까 하고 있습니다. 하다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그래 맞아, 그런 부분들은 어려운게 맞고 부담스러운게 맞아." 어찌보면 당연한 질문이었고, 대답이었지만 이런 공감도 참 좋았다.
"그쵸? 그래도 적응해야하는거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거니까.. ㅎㅎ"
"김주무관이 O주무관 많이 도와줘야해. 지금도 본인에게 쏟아지는 업무에 정신없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O주무관하고 같이 해야하고, 앞으로 둘이 많은걸 해야하잖아? O주무관도 김주무관에게 지금처럼 잘 해줘야하는거고"
"네. 맞습니다. 그래도 O주무관이 편하게 해주고 잘 알려줘서 어려운 순간에도 잘 헤쳐나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앞으로 더 힘들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어. 그건 오롯이 O주무관과 김주무관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 그래도 이직하고 난 솔직히 김주무관이 걱정도 되고 여러가지 우려도 됐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어서 참 고마워. 처음 맡은 업무고 그 양도 많은데.. 시설쪽으로도 행정쪽으로도 모두 잘 해나가는거 보면 내가 생각했던 김주무관의 모습이 맞는거 같아서 뿌듯하고 좋네"
과장님께서는 솔직담백하게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알아주는 대학교를 나오고, 자격증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 이런 업무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 하셨단다. 그 말씀으로 난 더 뿌듯했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는 느낌이었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ㅎㅎ"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잘해주고 있고, 업무도 빠르게 정확하게 해주고 있고 그래서 내가 좀 더 편한거 같아"
"아닙니다.. 처음하다보니 실수도 많았고 고치는 것도 많았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누구나 다 그래~ 실수가 쌓이면서 고쳐지는거고, 누가 처음부터 잘하겠어? 그래도 김주무관은 처음 맡는 업무 치고 정말 잘헤주고 있는 거라니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짧고 굵은 대화는 끝났다. 대화의 요지는 이랬다. '앞으로 더 힘들어지더라도 사수인 O주무관과 함께 둘만의 시간도 갖으면서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정말 외로울수도 있고, 힘들수도 있다. 그에대한 해결책은 이러이러하게 알려주지만 그래도 본인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진심어린 과장님의 조언과 말씀을 끝까지 경청하고 기억했다. 공적으로의 경력도 많으셨지만 사적으로의 경험도 많으신 분이기에, 평소에 대화를 정말 많이 하기에. 그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게 느껴지기에.
대화가 주는 힘은 정말 크다. 둘이 혹은 여럿이 앉아 대화를 한다는건 각자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그에따라 나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각오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평소 좋아하고 배울게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는 시간을 억지로 내서라도 하고 싶은 것이다.
대화를 많이 하자. 내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자. 그렇게 내 생각의 폭을, 내 다짐의 폭을 넓혀가보자. 시간을 내서, 자리를 만들어서 말이다. 과장님과의 대화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앞으로 힘든길이 펼쳐지고 지치고 외롭고 슬플때가 오더라도 지금의 대화를 생각하며 버티고 이겨내야겠다. 내가 선택한 것이고 회피할수는 없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