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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작가 Jan 22. 2024

인생은 마라톤

힘듦을 받아들이기

최근 친구가 내게 해준 말이 있다.

"우리는 장기적인 마라톤 경기위에 놓인 선수들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그 시간대가 저마다 다를뿐.

자신의 속도와 컨디션을 조절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1등으로 들어가는것보다는 완주하는게 우리에게 더 중요하니까"


이 글을 읽는데 나도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물론 머리속으로 생각은 하고 있다.

'난 1등 할 욕심 없어',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 '하기 싫은 일을 다른사람보다 빠르게 하기보다는 천천히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야지'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해야 할 것들은 많았고, 마음만 급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향해 간다지만, 정신없이 그것만을 바라보고 가다보니 '미래'를 챙길지언정 '나'를 챙기지 못했다.


인생은 길다. 단거리, 100m만에 끝나는 인생이 아니다. 42.195km라는 대장정이 바로 삶이다.

그 마라톤 경기에서도 1등과 꼴등은 존재한다. 하지만 꼴등이 실패자인가?

절대 아니다. 완주를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순위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속도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했을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러한 것 같다. 애초에 100m, 혹은 마라톤의 1등을 원했다면 이런 마음가짐과 이런 태도로 임했으면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0m, 마라톤 1등을 원하지도 않는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달리지는 않기로 삶을 정했기에.

천천히, 다른사람보다 느리더라도 내가 살고 싶은 삶을 향해 완주를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위의 말들을 종합해본다면 '쉼'없이 달리기만 하면 안되는 것이다.

나도 사람이고, 나도 감정이 있고, 나도 힘들때가 있다. 그런 상황들에서도 목표를 향해 무작정 앞으로만 간다면 100m, 마라톤 1등을 목표로 하는 사람같아 보이지 않겠나.

힘들때는 쉬고, 다리도 풀어주고, 물도 마시며 숨을 고르는게 내가 말하는 마라톤에서의 느리더라도 완주를 하는 방법. 그걸 친구와의 대화로 깨달았다. 머리속으로 생각하더라도 이렇게 다시 깨닫지 않는이상 생각이 나지 않는다.


'쉼'을 너무 간과했다. 특히 업무가 바뀐 12월달부터는 평일 5일 중 최소 3일 이상의 야근과 주말 2일 중 1일 이상의 출근이 고정되는 삶에서 '쉼'없이 달렸다. 평일에는 야근 후 퇴근길 버스에서도 공부 요약본을 보며 갔고, 주말에도 출근 전, 후와 출근을 안하는 날에도 계속해서 공부를 했다.

나는 나름 뿌듯함도 느꼈다. '열심히'사는 삶 같아 보였기에. 하지만 내 몸은, 내 마음은, 내 머리는 그게 아니었겠지.


분명히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주었을것인데, 나는 그것을 무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상황들이 쌓이고 쌓여 주변 지인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별 것 아닌거에도 예민하게 굴고, 내 자신을 탓하며 내 자존감을 갉아 먹은 것 같다.


대화를 이어가는도중 친구가 해준 또다른 말은

"힘듦도 받아들이고 티내는것도 더 잘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

두번째 감탄.

이런 친구가 있다는게 참 자랑스럽고 고마울 따름. 누가 이런 생각과 말을 해주겠나.. 쉽지 않다.

힘듦도 받아들이고 티낸다.. 나는 정 반대로만 해왔다.


가족들도, 사랑하는 사람도, 친구들도, 지인들도 힘듦이 있을것이기에. '나는 티내지 말아야지 하면서 살아왔다.' (물론 티낸 것도 많다) 하지만 대게 참아왔다.

이렇다해서 한순간에 내가 막 티내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성격상 안되니까.

하지만 그 방법을 깨달은 것이다. 힘들때는 힘들어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말하고.

그렇게해야 스스로가 괜찮고,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짧은 대화였지만 긴 인생에 있어서 평생 기억해야 할 말들이다.

1. 인생은 마라톤이다. 1등이 아닌 완주를 목표로 한다면 쉬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2. 힘듦도 받아들이고 티내야 나중에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스스로 깨닫기 힘든, 스스로 이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때.

가족, 친구, 지인들이 주변에서 이런말을 해준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한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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