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하다.

삶은 언제나 겨울이다.

by 히비스커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란 책이 있다.

살다 보면, 겨울 같은 시련이 온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삶은 언제나 겨울이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춥다.

다만 어떻게 따뜻하게 지내느냐가 관건인 것인데,

누군가 그 답을 찾고, 또 누군가 그렇지 못한다.

불을 찾아 몸을 녹이던지, 추위에 떨며 얼어 죽는다. 그뿐이다.

그러고 보면, '성냥팔이 소녀'는 명작임에 틀림없다.


청소기 회사를 나온 후, 며칠 쉬었다.

몸이 좀 회복되자, 나는 다시 할 만한 일을 찾았다.

아무 기술 없는, 내 연령대가 할 수 있는 건 경비나 택배, 청소 같은 노동뿐이었다.

뉴스에서 본 것과 달리, 커피 전문점 알바도 나 같은 시니어는 원하지 않았다.

구직사이트를 보며, 인생을 완전히 부정당한 거 같아서 정말 딱 죽고 싶었다.

대한민국은 잘 살게 됐다는데, 나만은 예외였다.


마음이 조급해지자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돈도 없는데,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식욕, 성욕, 수면,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일지 않았다.

식사량은 반으로 줄었고, 부부관계는 없어지고, 하루에 몇 시간도 채 자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잠이 들어도 내내 식은땀을 흘렸고, 악몽을 꿨다.

일주일 사이에 급격하게 체중이 줄고 얼굴이 거칠어졌다.

내가 봐도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평생 글을 썼지만, 요즘처럼 글쓰기가 두려운 적이 없었다.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불안과 두려움이 24시간 엄습한다.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데, 중독될까 두렵다.

(이 와중에 약값 걱정을 하는 내가 한심하다)

순간순간 얼굴이 달아오른다.

나만 이럴까? 타인의 삶은 어떨까?

내색하고 싶지 않아 아내에겐 묻지도 못한다.


내 인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패닉.


예전에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여성을 보고 마음 아팠던 적이 있다.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에게 죽음은 신이 내린 축복이에요.

비루하고 비참한,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주기 때문입니다."

웃고 있는데, 우는 거 같았다.

세상 그렇게 슬픈 미소는 처음 봤다.

어쩌면 여자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정도나 가혹한 삶을 살아야, 죽음이 신이 주신 선물이 될 수 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선물투자 메일을 클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