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이겨내는 방법
삶이란 게, 이게 다인가?
미국 유명 대학의 정신과 교수가 한 말이 있다.
자신이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했기에 더 신뢰가 갔다.
그녀가 말한 내용을 요약하면,
우울한 감정을 없애는 법으로 매일 감사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써 본다.
아내가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고 했다.
계속 사고 치고, 힘든 상황을 만듦에도 사랑한다고.
난 어리석지만 아내는 현명하다.
아내의 성격이 나처럼 예민하지 않고 다혈질이 아니어서 좋다.
둥글둥글 두리뭉실한 아내.
감사하다.
아내는 돈을 번다.
살면서 몇 번의 고비가 왔을 때, 아내가 알바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했다.
지금도 묵묵히 일을 한다.
아무 내색 없이 일을 하는 아내에게 감사한다.
나도 돈을 벌어서 아내의 어깨를 좀 가볍게 해주고 싶다.
아직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오랜 친구들이 있어 감사하다.
20여 년 원 없이 글쓰기 공부를 했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감사하다.
나 같이 못난 사위를 아직도 반겨주시는 장모님. 고맙기 그지없다.
언젠가 장모님 용돈 드리고 여행도 보내 드리는 사위가 되고 싶다.
어떤 일을 하는 가는 중요치 않다.
모든 걸 내려놓자.
지난 건 잊자.
그리고 우울을 털어버려야 한다.
그게 내가, 아내가 살 길이다.
삶이란 게, 이게 다 인가?
내가 이태 살아오며 경험한 일들이 인생의 전부인가?
'너무 좁다.'
감사편지를 쓰고 보니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마, 불행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걸 깨달으란 뜻인 거 같다.
또 책을 읽고 여행을 하라는 의미도 같은 맥락이다.
얼마 전, 매일 수십 년 동안 아침마다 감사의 글을 쓰는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현한 사람을 봤다.
내 눈엔, 그리 효과가 있는 거로 보이지 않았다.
감사하는 마음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
나를 우울하게 하는 문제는 어쩌면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난 일이거나, 앞으로 다가올 일들. 아니면 벅차기만 한 현재.
난 종교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가장 미천한 자에게까지 보내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친절한 위로.
'사느라 고생했다. 이제 그만 편히 쉬어.'
북유럽처럼 나라가 이런 역할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피할 수 없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세금과 죽음이다.'
평생 일해 세금 내고 살았다.
시키는 일은 누군가 처럼 도망가거나 피하지 않고 묵묵히 수행했다.
그럼 국가나 사회가 이제 늙어 죽어가는 몸 하나는 보살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헛신짝처럼 버리는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