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비스커스 May 03. 2024

잉글리쉬 티처

잭 케루악

'내가 누군가 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면, 그건 내 안의 혼란 뿐이다. '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문학을 접한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가끔 그 속에서 나를 만난다.

그렇게 위로 받는다. 


연기를 잘 한다고 알려진 '줄리언 무어'가 주인공이다.

40대인 여자는 고등학교 문학 선생이다. 

약간 왕따 비슷한 유년기를 보내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오직 문학만 좋아하는데, 남자도 사귀고 싶어한다.

그녀는 남자를 채점하는 버릇이 있다. 

그녀가 별로라 그런지, 만나는 남자들도 다 낙제에 가깝다. 


그렇게 살던 여자는, 우연히 옛 제자를 만난다. 

제자는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뉴욕으로 가서 삶을 망쳤다. 

영연과를 나왔지만, 데뷔도 못하고 빌빌거리다 로스쿨에 진학하려 고향으로 왔다. 

여자는 제자에게 쓴 작품을 보여달라한다.

작품에 감동한 여자는, 동료교사에게 보여준다. 

동료교사는 이 작품으로 학교연극을 하고 싶어한다. 

교장, 교감은 자살 장면때문에 반대하고, 여자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무대에 올리려고 한다.

뭐 내용은 대충이렇다.

중요한 사건은, 여선생이 남제자랑 교실에서 성관계를 한다.

이제 남제가가 30을 바라보니, 별 상관은 없지만, 학교란 게 문제다. 


여자는 육백만원 가까운 돈을 쓰고, 학교에서 망신당하고, 교통사고도 난다. 

인생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놈의 연극때문에. 그 놈의 문학때문에.

여자는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한다. 

남제자, 동료선생 등등.


물론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해야 하나?

여선생은 남제자의 아버지와 사랑이 이뤄진다. 

좀 엽기적이다. 


이 영화에서 건진 건, 이문구 하나다. 

그럼 됐다. 

'내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면, 그건 내 안의 혼란 뿐이다. '


나 역시, 내 글도 그것 밖에는 없다. 


작가의 이전글 이것은 코미디가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