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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아름다움

by 히비스커스

내 안이 비었다.

아름다움이 없다.

흥미로움이 없다.

짜릿함이 없다.

누구 탓일까?

순전히 내 탓일까?

온전히 내 몫이긴 하다.


더 이상 영화를 보는 게 재밌지 않다.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다.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는다.

예술은 부싯돌 같은 거다.

아무것도 없으면, 아주 잠깐 불꽃이 일었다 사라진다.

뭔가 태울 게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불이 붙는다.


내 안은 비었다.

무엇을 봐도, 타오르지 않는다.

내가 채우지 않아 그런 걸까?

아님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때문일까?


봉사활동과 취미활동에 미치는 사람들이 있다.

땔감을 찾는 거 같다.

우린, 뭔가를 태우지 않으면 아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는 게 무의미하고 재미없다면, 내 안에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상상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공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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