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심리상담사는 자꾸 어린 자아를 위로해 주라고 한다.
난 그게 안 된다.
어린 시절, 외롭고 화나고 슬펐다는 건 아는데.
인정하는데, 그랬던 나를 위로하진 못 하겠다.
안 하겠단 게 아니라, 안 된다.
머리가 나쁜 걸까?
상담사도 힘들어 한다.
잘 안 된다고 하니, 몇 년간 상담하는 사람도 있다고 위로한다.
그럼 나보고도 그렇게 오랜 시간 상담이 필요하단 걸까?
여기저기 찾아보니,
심리상담가는 대화 위주고, 거의 1시간 가량 할애하고
정신과 의사는 약을 지어주곤 끝이라 한다.
그러니 약 먹기 싫어하는 나는 상담이 맞는 거 같다.
하지만 자꾸 어려운 걸 시킨다.
아님 난 위로받을 정도로 힘든 과거는 없는 걸까?
근데 왜 우울증 지수는 일반인보다 4배나 높지?
내 아까운 시간이, 안 써지는 글을 쓰려 낭비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가치있는 일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돈을 모으면, 조금 더 오래 살고
조금 더 병원에 갖다 주겠지.
그게 행복이라고 한다면, 난 갖지 못한 게 확실하다.
그래도 10번 넘은 상담으로 얻은 게, 깨달은 게 있다면
난 그때 어렸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나이엔,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다.
촉법소년? 법이 그렇다.
그러니 날 미워할 필요는 없다.
난 아주 어렸으니까.
누구도 날 욕할 수 없다.
탓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