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약한 사람들

by 히비스커스

1시간 가량의 러닝타임.

주요 등장인물 단 두명.

조연이랄 것도 없는 인물들.

대사도 거의 없고, 음악도 없고.

자극적인 씬도 없고

딱히 플롯도 없고.


봄밤.

사실 봄밤은 참 좋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

그 따뜻함.

그 향긋함.

한 해를 기다리는 설레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두개 있다.

하나가 라일락이고, 또 하나가 목련이다.

둘 다 향기 때문이다.

특히 목련향을 좋아한다.

진하진 않지만, 어느 순간 느껴지는 은은한 내음.


그 좋은 순간이 비극으로 그려지는 영화.

아무리 훌륭한 사람의 삶도

죽음 앞에선 초라하다.

하물며, 보잘 것 없는 사람의 삶은

오죽할까.


영화를 보며,

'저렇게 죽을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하겠다' 생각했다.

발가벗겨진 삶과 오롯이 느끼는 사랑.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 기대도 없는 사람들.

다만 기다린다.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만 있다.

그리고 언제나 돌아온다.


내가 있어도, 돌아온다.

내가 없어도, 돌아온다.

그럼 됐다.

아무것도 부럽지 않다.

그런 사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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