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난 위장술의 대가다.
문제는 아무도 안 속는데 딱 한 사람만 속는다.
바로 나다.
어디서 잘못된 지 모르겠는데,
난 만족을 모른다.
무엇을 하던, 항상 하찮다.
그러다 보니, 집중하기가 어렵다.
조금 할라치면,
이게 뭐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이걸 해서 뭘 하자는 거지?
이거 다음엔 또 뭐지?
끝이 없네. 이것만 하다 시간 다 가는 거 아니야?
언제 이걸 다해?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 안 한다.
그러니 뭐든 만족한 듯 위장을 한다.
마치 소확행처럼.
사실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데,
마치 행복한척, 다 끝난척 쇼를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심리상담가는
내 몸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난 내가 발가벗겨진 채 세상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그럼 쪼그려 앉는 수밖에 없다.
노출이 많을 수록 공격받는 부위가 넓어 진다.
옷을 구해 입지 않은 내 잘못인가
아님 옷을 갖다 주지 않은 탓인가?
평생 이렇게 사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