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
2009년 영화다.
산드라 블록이 나온다.
남자 배우도 아주 유명한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복면가왕에서 노래도 불렀는데. 무슨 레이놀즈인가 하는데
아주 잘 나가는 출판사 편집장인 여자.
직장에선 마녀라 불린다.
그만큼 피도 눈물도 없는 성과주의자다.
해고도 칼같이 해버린다.
오만하고 잔인하다.
반면 그녀의 비서인 남자는 유순하고
인간미가 있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훌륭하다.
(왜 그가 그녀 곁에 있는 걸까?)
그녀는 그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그는 그녀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
한창 피크를 올리던 그녀에게 문제가 생긴다.
캐나다 인이라 추방을 당할 처지에 몰린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바로 비서와 결혼을 선언한다.
비서 역시 얼떨결에 승낙한다.
(왜 그럴까?)
사회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민국이 그녀의 결혼을 의심한다.
그녀는 증명하기 위해
남자의 고향으로 간다.
알라스카.
뉴욕 센트럴파크에 살던 그녀가 깡시골로 간 것이다.
하이힐과 루이뷔통 가방을 들고.
두 사람은 연인인 척 연기를 한다.
(남자의 태도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여자는 당연히 실수를 반복하고
남자는 수습하기 바쁘다.
여자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경험한다.
차가웠던 마음이 녹는다.
자신이 감춰왔던 아픔을 마주한다.
남자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터진다.
영화는 지루하다.
두 배우의 연기는 괜찮다.
긴장감이 전혀 없다.
들킨다고 뭐 대단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엄청난 결단을 내린 것도 아니다.
낭만적인 사건도 없다.
다만 영화를 보며 요즘 느끼는 건
인물들의 직업이
거의 상류층이란 사실이다.
남자는 보잘 것 없지만, 알고보니 부잣집 아들
여자는 당연히 최고 실력자.
우린 자신의 삶이 하찮아 영화를 보는 걸까?
문득 왜 소설을 읽는 지 의문이 들었다.
어떤 책도 아무 감흥이 없는 건, 나만의 문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