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지 모른다. 나의 패션 이야기

회사를 다녀도 불안했다. 그리고 패션의 선택한 이야기 2

by fafilife

회사를 다녀도 늘 불안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감각,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당하는 부서 이동 때문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1년 뒤에 또 부서 이동을 당했다. 나는 말 그대로 회전문식 인사에 피해를 본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조만간 퇴사한다고 하면 그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
마치 옷이 빵꾸 나면 실과 바늘로 꿰매듯이, ‘그 자리에 넣기 쉬우니까 너 가라’는 느낌이었다.


좋게 말하면 전환배치겠지만, 솔직히 전환배치는 회사가 안 좋아지는 신호라고 본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내부에서 돌려 쓰기 시작하면, 구조조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물론 월급은 제때 나왔다.

하지만 그 외의 복지는 점점 열악해졌고, 직원들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졌다.
재밌게 하던 일이 어느 순간부터는 화가 쌓이는 일로 변해갔다.


원치 않는 부서 이동, 새로운 환경 적응, 매번 새로 배워야 하는 업무,
업무적으로 까다로운 요구들, 일방적인 야근 통보.


그리고 무슨 변화가 언제 어떻게 또 닥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신규 채용을 줄이고 전환배치를 반복하는 걸 보면
‘아, 이 회사 지금 구조조정 신호구나’ 라고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대처가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점이다.


퇴사를 해도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지 막막했고,
인스타를 한다고 해서 가능성이 있을지도 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업무 속에서 불만이 쌓이고 답답함만 커졌다.


상담도 많이 받았지만,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건
그저 어린아이가 칭얼거리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어른이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과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답답함이 동시에 겹쳤다.


불평불만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다.나는 한때 ‘이 회사에서 내 꿈을 펼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회사가 원하는 건 내 꿈이 아니었다.


이미 위쪽 자리는 꽉 차 있었고,
내가 올라갈 길도, 월급 인상도, 승진도, 미래도 없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가족을 생각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버티면 버틸수록
그저 제자리걸음일 뿐이라는 사실만 확인하게 됐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나는 그대로였다.


나이만 먹고 있는 제자리의 걸음.


모든 것을 탓하려는 건 아니다. 회사에서 똑바로 말을 못했던 것 ,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던 것 , 회사 생활에 안주했던 것

사람들과 한번 충돌을 일으켜서 내 권리를 지켜야 했던 것 등등

싸우고자 하는 태도보다 나는 평화적인 태도로 취했다.


말 잘듣고 , 나이 젊고 , 센스 있고 , 한번에 말귀 알아듣고 ,

하루 배우고 1년치 실력만큼 하고, 그래봤자


나는 월급은 오르지 않았다 . 절대로


회사 생활에서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비위를 맞추는 성격이 아니다.


맞추면 맞출수록 끝이 없다.

등산 가라면 가야 하고, 마라톤 하라면 해야 하고,
개인시간을 전부 내어가며 맞춰야 한다.


그중 하나라도 거절하면 “실망이다”라는 말이 돌아온다.

한국에서 나 같은 사람이 조직생활을 버티기 어렵다면,


결국 프리랜서나 개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업이 잘 안 될 거라는 생각도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포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일로 증명하기는 힘들겠지만

해보고 싶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었다.

내가 권고사직, 부서이동을 당하는 것도 예상을 못했던 것처럼

나의 마지막은 더더욱 알수가 없는 미지수의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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