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산야 상그릴라
(네 번째 여행기로 다른 여행을 골라서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우니 어디 바닷가 리조트에 가서 늘어져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여행이 생각나서 급히 노선 변경!)
2007년 처음으로 프랑스 회사의 지사장이 된 이후 2022년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15년 동안 참여했던 CEO모임에서 매년 1월이면 대규모의 Gala dinner를 주최하는데 그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파리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등이 걸려있는 경품 추첨과 세계 곳곳의 호텔 바우처 같은 여행상품이 포함된 자선 경매였습니다.
2017년, 저는 이 행사의 자선경매에서 1박에 200만 원 정도인 만다린 오리엔탈 산야의 오션뷰 풀빌라의 3박 숙박권을 120만 원에 낙찰받았어요.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고 여행 성수기는 예약이 되지 않는 바우처이다 보니 여행 날짜를 이리저리 재다가 결국 마감을 바로 앞두고 겨우 예약해서 같은 CEO 모임의 여성 동지 3명과 함께 한겨울에 여름 리조트로의 여행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산야로 가는 직항이 없어진 거 같은데 당시에는 제주항공에서 1주일에 몇 차례 직항을 운영하고 있어서 저희도 그 항공편을 이용하여 서울에서 밤 11시경 출발, 산야 공항에 새벽 2경에 도착했습니다. 새벽이었지만 호텔 픽업이 어레인지 된 덕분에 편히 이동하여 체크인을 마친 시간이 새벽 3시가 넘었습니다. 방에는 저희를 위한 웰컴 드링크와 웰컴 푸드, 그리고 호텔에서 준비한 웰컴 메시지가 있었어요. 그리고 방에 있는 모든 음료나 음식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고 매일 새로 채워지는 화수분 같았어요.
저희 숙소였던 오션뷰 풀빌라는 1층에 거실과 방 하나, 욕실 하나가 있었고 2층에 메인 배드룸과 바다 전망의 욕실이 있는 구조였어요. 그리고 1층 정원으로 나가면 수영장과 야외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다 보니 멋진 뷰나 동영상으로 숙소 구석구석을 기록해 두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서 다음부터는 좋은 숙소에 가면 꼭! 동영상 스케치를 남기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아쉬운 대로 호텔 공홈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왔습니다. 2층 메인 침실에서 보이는 동지나해를 뷰가 예술인데 같이 간 일행 중에 언니 두 분에게 괜히 이 방을 양보했다 싶네요.
도착한 날을 포함하여 3일을 온전히 놀고 마지막날 밤늦게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었는데 산야 시내에 많은 관광 스폿을 두고도 저희는 여행 내내 리조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 대신 아침저녁으로 곳곳을 산책하고, 여기저기 있는 수영장을 돌아다니고 각기 다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리조트를 200% 만끽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해변에서 서핑과 패들보트 등 수상 스포츠도 할 수 있었는데 여행 메이트들이 원치 않아서 못 즐긴 것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쉽네요.
특히 무료로 즐길 수 있었던 애프터눈 티와 해피 아우어는 정말 알차게 이용했어요. 애프터눈티는 화려한 비주얼만큼이나 맛도 있었고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데 맛있는 디저트를 이렇게나 많이 주는데 안 먹을 이유가 없었죠. 게다가 중국의 차와 함께 제공되었기 때문에 질리지 않게 많이 먹을 수 있었어요.
애프터눈티도 좋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초저녁 시간에 제공된 해피아우어가 최고였습니다. 와인, 맥주는 물론이고 양주와 칵테일까지 다양한 주종의 술이 무제한 제공되었고 과일, 햄과 치즈, 빵 등 안주도 이것저것 먹을 수 있어서 거의 저녁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여행메이트들이 모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저희에게 딱 맞는 베네핏이었죠.
3일간 온전히 알차게 리조트를 즐긴 우리는 마지막날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남는 시간에 리조트 스파에서 여독도 미리 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제주항공 직항 편이 있어서 자정경 산야에서 출발하여 서울에 새벽 일찍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사지로 몸과 마음을 노곤노곤하게 만든 후 비행기에서 단잠을 잘 예정이었죠.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니 기상악화 인해서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비행기가 원래 출발시간에서 서울에서 이륙하지 못하면서 여러 차례 도착이 연기되더니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겨우 탑승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 계획은 완전히 박살 나고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다리면서 다들 다시는 저가항공을 타지 말자고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기상악화에 따른 지연은 항공사랑 상관이 없었는데 말이죠.
사실 저는 파워 J에 도시여행 파여서 시간대별로 계획을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을 주로 했었는데 이때의 여행을 계기로 리조트 여행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놀멍 쉬멍 하는 여행의 장점을 몸(?)으로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 리조트 여행은 다섯 번도 안된답니다. 이 여행기를 쓰다 보니 조만간 리조트 여행을 한 번 계획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