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마카오
마카오 호텔 바로 옆에는 트레저 호텔과 골든크라운 차이나 호텔이 있어요. 저는 일단 골든크라운 차이나호텔에 1박을 잡았습니다. 트랜짓 호텔이다 보니 평소에는 10만원도 안 되는 싼 호텔이지만 이날은 크리스마스다 보니 거의 2배 가격에 잡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리 체크인은 여전히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도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뭐 마지막 순간에 하룻밤 보내기 위해 잡는 호텔인데 너무 많은 돈을 쓰기도 좀 그렇잖아요...ㅜ.ㅜ
아침 먹고 호텔에 짐을 맡기고 마카오 시내의 랜드마크들을 보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그랜드 리스보아로 가기 위해 공항 옆 호텔 셔틀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꼬인 여행은 계속 꼬이는 건지, 버스가 시내가 아니라 바닷가로 계속 달려서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코타이에 있는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로 가는 셔틀을 탄 거였습니다. 다행히 내려서 확인해 보니 그랜드 리스보아 패밀리들 사이를 운행하는 무료 셔틀이 있어서 셔틀버스 터미널을 찾아야 했는데 정말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내부 크리스마스 장식이 너무 예뻐서 구경하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 다닐 수 있었어요. 특히나 스누피를 테마로 호텔 구석 여기저기에 예쁜 장식들이 만들어져 있었어요. 제가 바로 전에 연재했던 브리지 책에도 등장하는 캐릭터라 왠지 친근함이 느껴져서 더 좋았어요.
호텔 지하에 있던 버스 터미널에는 여러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가 다양하게 도착하고 있었고 그중에 그랜드 리스보아 마카오로 가는 버스를 타는 사람이 제일 많아서 몇 대나 기다려서 겨우 탈 수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탔으면 금방 갔을 텐데 가는데만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한 거죠. 혹시 저처럼 실수하는 분이 없기를 바라며 참고로 두 그랜드 리스보아 사이의 루트는 아래 지도와 같습니다. 약 20분 정도 걸려요.
그랜드 리스보아 마카오는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상징과도 같은 건물이죠. 구글에서 검색한 바다 쪽에서 본 사진은 아마 많이 보셨을 거 같아요. 저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마카오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세도나 광장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건물 사이로 보인 그랜드 리스보아를 찍어보았어요. 세도나 광장에는 역시나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져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크리스마스트리 사진 바닥을 보면 물결무늬의 타일이 보이실 텐데 대항해시대를 의미하는 포르투갈 양식의 보도블록으로 마카오 시내의 일정 구역에서만 볼 수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특별한 타일입니다.
세나도 광장을 지나 이 글 커버로 지정한 세인트 폴 성당 벽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은 정말 인산인해였습니다. 방향을 모르고 길을 몰라도 못 찾아갈 수가 없을 정도로 가는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 그 길에 에그타르트집이 정말 많았습니다. 어느 집이 원조인지 검색 같은 건 안 하고 와서 포장 박스가 맘에 드는 Pastelaria Koi Kei에서 한 박스 샀어요. 정말 맛있었는데 서울에 가져와서 먹으려고 아껴 먹었으나 결국 서울에 와서는 냉장고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다는 슬픈 사실...ㅜ.ㅜ 나중에 검색해 보니 마카오의 에그타르트 원조는 1989년 오픈한 Lord Stow's Cafe로 코타이 사이드에만 매장이 있더라고요.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갈까 하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호텔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고 셔틀버스까지 남은 시간에 스타벅스에서 에그타르트를 하나 먹으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마카오 관광을 온 기념으로 굿즈도 하나 구입했지요. 그리고 편의점에서 만두와 반숙란, 하이볼을 사서 호텔에서 오롯한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내며 악몽에서 길몽으로 바뀐 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마카오에서는 정말 내가 한 여행 중 최악의 여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세편에 나누어 여행기를 쓰다 보니 이야깃거리 풍성하고 즐거웠던 여행처럼 보이네요. 그건 사실 가장 최근에 했던 해외여행이라 기억도 생생하고 사진도 많아서 그런 것이랍니다. 또 사람은 기억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리해서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서 나쁜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오래 간직한다고 하니 그 이유도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저 여행의 여파로 금전적인 손해도 있었고 사람도 잃게 되었기 때문에 제게 이 여행이 결코 좋은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에는 이 사진의 하늘처럼 파랗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네요.
곧...
조만간...
#여행은언제나옳지만 #여행하고싶다 #여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