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피란, 슬로베니아 (feat. 오파티아, 크로아티아)
이 여행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였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슬로베니아의 피란을 꼽을 것입니다. 이태리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끼어 있는 아드리아해안 도시 피란은 슬로베니아 영토이지만 이태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리조트 도시입니다. 도시의 중심에 있는 타르티니 광장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쥬세페 타르티니의 동상과 생가가 있고 고딕 양식의 붉은색 베니치안 하우스가 있습니다. 또한 19세기식의 시청 건물에 있는 베니스 공화국을 상징하는 사자상이 과거 이 도시가 이태리 영토였음을 보여줍니다.
광장에서 언덕 쪽으로 이어진 좁은 골목길 주변으로 작고 예쁜 가게와 집들이 이어져 있었고 언덕 위에는 마을의 상징처럼 우뚝 솟아 있는 시계탑이 보입니다. 올라가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성당이 아닐까 싶어요. 패키지의 단점이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도 시간상의 제약으로 다 가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피란에서도 시간이 더 있었다면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고 싶었지만 현실은 타르티니 광장 주변에서 벗어날 수 없었죠.
광장 주변엔 바닷가 도시답게 해산물 음식점이 많았는데 그중 우리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구매욕 뿜뿜 하게 만드는 예쁜 소금가게였습니다. 기념품 겸해서 소금을 좀 사 볼까 하고 들어가 봤죠. 가게 내부는 외부보다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예뻤어요. 소금뿐 아니라 와인이나 발사믹 등 다양한 조미료도 팔고 있었는데 제가 평생 소금을 사고 싶어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피란의 소금가게 사진을 다시 보니 몇 년 전 한 달 살기를 했던 신안군 비금도가 떠오르네요. 그곳에도 이런 특이하고 작은 소금가게를 만들면 좋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지인에게 한 번 제안해 봐야겠습니다.
도착했을 때 버스에 내려서 광장까지 바닷가 쪽으로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다와 부두에 잔뜩 정박되어 있는 요트 사진을 찍으며 걸어가느라 반대쪽 상점들에 눈길을 별로 주지 않았던 거 같아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요트 숫자를 볼 때 구매력이나 소비 수준이 꽤 높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을 거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세련되지 않아도 왠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이유가 아마도 그 때문일 거 같아요.
다시 버스로 돌아오면서 반대편 가게들을 하나씩 지나왔는데 밖에 내 걸어놓은 마그네틱이 정말 예술적으로 예뻤습니다. 그냥 붙여만 놓아도 화려한 그림이 되는 전부 사고 싶은 작품들이었어요. 가게째 들고 오고 싶었지만 꾹 참고 하나만 구매했죠. 지금은 아마 여행지 마그네틱을 모아놓은 봉투 안에 들어 있을 거 같은데 찾아서 나중에 업로드하겠습니다...^^
그런데, 다들 여행지에서 사 온 마그네틱 한 움큼씩은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어떻게 보관하세요? 제가 한동안 방문하는 도시마다 마그네틱을 모으는 게 강박처럼 있어서 정말 100개도 넘는 마그네틱이 보관되어 있는데 냉장고에 다 붙이자니 전기료가 걱정되고 (냉장고에 자석이 많이 붙어있으면 전기료가 많이 나온대요. 이것도 검증된 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데 마땅히 붙일 데도 없어서 지금은 모두 한 가방 안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커다란 철판을 사서 전부 정리해 붙여 저렇게 피란의 상점 분위기를 낼 수도 있을 듯하네요.
피란을 떠나 그날 밤은 국경을 넘어 또 다른 아드리아 해안 항구도시인 크로아티아의 오파티아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숙소까지 가는 길에 만난 석양부터 이 도시의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주었고 바닷가 호텔 역시 패키지 치고는 나쁘지 않았어요. 저녁 후에 밤마실을 나간 우리는 풀사이드에 신나는 음악으로 분위기가 화려한 비치 바를 찾아내서 멋지게 칵테일도 한 잔씩 했습니다. 여름밤에 음악과 칵테일이 있는 여행지에서의 완벽한 밤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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