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 바퀴달린집 - 북해도 I

2017년 5월 삿포로 오타루 여행

by HWP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퀴 달린 집- 북해도편입니다. 성동일, 김희원, 장나라 세 사람과 회차별 게스트가 캠핑카를 끌고 북해도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첫 2회 차는 부관페리를 타고 시모노세키로 건너가 1박을 하는 그림이 펼쳐졌고 3회 차부터 본격적인 북해도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의를 맞추어 저도 동유럽 여행기 연재를 잠시 접어두고 2017년에 딸과 조카를 데리고 갔던 삿포로 여행의 기억을 되살려 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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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과 제 동생의 아들인 조카는 2살 차이인데 동생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10년 넘게 둘 다 외동이었고 사촌도 달랑 둘밖에 없다 보니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친남매처럼 친하게 잘 지낸답니다. 두 녀석이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이던 몇 년 동안 제가 어린이날이면 두 녀석을 데리고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녔지요.


2017년 5월에는 삿포로로 2박 3일 같은 3박 4일 여행을 갔습니다. 지금은 삿포로 가는 항공편이 거의 아침에 출발해서 낮에 도착하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때 저녁 6시 반 비행기로 떠나서 삿포로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가의 12시가 다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비행기에서 준 식사 말고는 저녁을 따로 먹을 수가 없어서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 털이를 했지요. 이게 또 일본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요?

20170502_232634.jpg 첫날밤 편의점 쇼핑 목록

다음날은 벼르고 온 오타루행. 삿포로 타워 앞에서 잠시 벚꽃 구경을 하고 역으로 가서 오타루행 기차를 탔습니다. 홋카이도는 역시 벚꽃이 늦게 피는지 5월인데도 대문 사진처럼 벚꽃이 만개해 있었답니다. 혹시 시즌에 벚꽃 구경을 놓치신 분들은 5월 홋카이도 여행 강추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오타루로 가는 동안 차창 밖에 보인 산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었답니다. 한쪽은 아직 겨울이라 눈이 녹지 않았는데 다른 쪽에는 벚꽃이 만개해 있는 풍경... 이게 바로 홋카이도의 매력이 아닐까요? ^^

20170503_110316.jpg 저 멀리 눈 덮인 산

바퀴 달린 집 영상에도 감동적인 그림으로 잡힌 동해 바다를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기차도 바짝 붙어 지나갑니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보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홋카이도 서쪽에서 보는 동해도 맑고 투명하며 짙은 푸른색 물결을 자랑한답니다. 가는 동한 감탄하며 봤던 바다를 방송에서도 마주하니 이 사진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향하는 기찻길의 또 하나의 매력은 작은 동네를 지나지나 간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기차를 타는 이런 감성을 저는 유럽에서 차로 도시와 도시를 지나가는 감성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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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타루 하면 대표적인 관광 코스가 오르골 박물관이 아닐까요? 들어서자마자 초밥부터 개구리, 토끼, 인형, 고양이를 거쳐 피아노까지 갹양각색의 크고 작은 오르골이 눈을 혼미하게 만들어서 아무것도 안 사고 빈손으로 나오기가 불가능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 일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네키네코 오르골을 하나 샀습니다. 마네키 네코가 어느 손을 들고 흔드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는 것도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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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 박물관의 다양한 오르골들

오르골 박물관 후에는 근처에 있는 주류 판매점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제 연재글을 계속 읽어본 분들이라면 제가 술에 진심이라는 걸 이미 아실 텐데요. 기혼주부터 과실주까지 오르골만큼이나 다양한 술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시음도 가능했고 구매도 가능한 이 공간을 제가 어찌 그냥 지나치겠어요. 사실 오르골 박물관보다 여기서 더 사고 싶은 게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무거워질 여행가방을 생각하여 자제하고 눈에만 담아왔습니다. 홋카이도가 과일로 유명해서인지 과실주들이 많이 있었는데 달달한 맛이 여성분들이 좋아할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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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전문점에서 못가져온 것들

오타루 맛집 거리에서 칭기즈칸으로 점심을 먹고 시내를 살살 산책하다가 만난 녹차아이스크림 가게. 저희 딸은 이상하게도 아기 때부터 아이스크림은 녹차맛만 먹던 아이라 이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죠.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이 맛집이 분명하다고 직감한 우리도 줄에 합류하여 한참 기다린 끝에 진짜 진한 풍미의 녹차 아이스크림을 영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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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 디저트

삿포로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는 미리 검색해 놓은 삿포로 역의 부타돈 맛집 Ippin (いっぴん)을 찾아갔습니다. 별거 없이 밥 위에 돼지고기구이와 파채가 올라간 일품요리에 야채무침과 된장국이 같이 나오는 간단한 메뉴였는데 지금도 그 맛이 기억날 정도로 감동적인 맛이었어요. 그리고 사진을 다 올리지 않았지만 매 끼니마다 삿포로 맥주 반주는 빠질 수 없었죠. 부타돈과 맥주의 조합... 예술이 따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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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타돈과 삿포로 맥주

아무래도 아이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다 보면 루트가 아이들 위주로 정해지게 되죠. 이 여행에서도 제가 가고 싶었던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포기하고 셋째 날은 시로이 고이비토 (白い恋人) 과자 테마 파크, 돌아오는 날은 로이스 초콜릿 박물관까지 과자 테마파크를 두 군데나 갔답니다. 재미나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밤마실도 나가고 음주가무를 곁들인 어른들의 여행이 어느 순간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시로이 고이비토 (白い恋人)는 삿포로 여행 선물로 많이 사 오는 쿠크다스 같은 과자인 것 알고 계시죠? 그 과자의 유니버스를 구현한 시로이 고이비토 파크는 삿포로시 서쪽 외곽에 있는 과자 공장을 활용한 테마파크로 지하철로 갈 수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갈수록 감탄하는 것은 어떤 서사에 대해 집착적일 정도로 스토리와 그에 맞는 공간까지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속 빈 강정이 아닌 진정한 지역 대표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인천 차이나타운의 짜장면 박물관처럼 자기 지역의 특산품에 맞는 공간과 스토리를 빌드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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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이 고이 비토 초콜릿 공장 안에 만들어진 파크에는 우선 패스포트를 발급받아 입장한 후 찻잔 전시, 초콜릿 제조 공정이 보이는 공장 견학, 초콜릿과 슈가 아트로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한 후 카페에서 다양한 디저트와 차를 즐긴 후 매점에서 시로이 고이 비토 선물세트를 사서 나가도록 하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포토스폿도 있고 예쁜 정원도 있어서 그 안에서 2시간 이상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혹시 아직 안 가보신 분들은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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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