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호주 시드니
멜버른에서 돌아와 저와 친구는 헌터벨리 와인투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헌터벨리는 헌터강 유역에 있는 호주 와인 산업의 메카로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가까운 도시는 뉴캐슬이 있죠. 차로 다닌다면 더 자유로 왔겠지만 운전하는 사람은 술을 마실 수 없으니 둘이서 온전히 즐기기 위해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버스 투어를 하기로 했죠. 요즘이야 와그나 마이리얼트립 같은 플랫폼에서 이런 여행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 저희는 어떻게 이 투어를 찾았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아래와 같은 웹사이트를 검색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처음으로 호주 여행을 했던 2005년에는 차로 헌터벨리의 소규모 와이너리들을 우리끼리 돌아봤었는데 이번엔 아무래도 단체 여행이다 보니 대규모 양조장이 있는 곳 위주로 코스가 정해졌습니다.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맥길건 와이너리로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레드와인 6개 중 3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 와인 콘테스트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경력도 있는 유서 깊은 양조장입니다. 피노그리지오, 게부르츠트라미너 같은 화이트 와인과 시라즈 메를로 같은 레드와인뿐 아니라 타우니(Tawny)라는 포트와인의 일종까지 여러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점심식사와 함께 윈우드 에스테이트를 방문했습니다. 여기서도 레드와 화이트 와인 여러 종류를 시음했는데 이상하게 와인병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게다가 지금 이 와이너리는 폐업을 하고 저희가 식사한 레스토랑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풍광도 멋지고 레스토랑까지 있는 멋진 와이너리였는데 왜 폐업을 했을지 궁금해지네요.
마지막 세 번째는 가장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던 드레이톤스 와인너리입니다. 1853년부터 시작한 이 와이너리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헌터 블루라고 하는 파란색 와인이었어요. 세미용과 베르델호 품종을 블렌딩 하여 만드는 이 와인은 살짝 단맛이 나면서 쌉싸름한 맛까지 나서 색상과 맛이 묘하게 어울리는 와인이었어요. 이 와이너리에는 일반적인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외에도 귀부와인과 포트와인까지 아주 많은 종류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세 곳의 와이너리 방문을 끝내고 시드니로 복귀한 시간이 7시 반이었는데 그때까지도 해가 중천에 떠 있었어요. 와인 투어의 여운을 마무리하기 땍 좋은 시간이었죠. 저희는 완벽한 여름 하늘 아래 서큘러 키의 한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을 곁들인 간단한 저녁으로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하루 종일 와인을 마신 탓에 시원한 맥주가 너무 그리웠거든요.
1월이 되고 요 며칠 추운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따뜻한 나라에서 보낸 겨울 여행이 특별히 생각나서 떠올려 봤던 호주 여행기 3부작을 이번 편으로 마감합니다.
다음 여행기도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