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표? 도돌이표!

도돌이표

by 지니샘

순환하는 인생이 있기에 마음 편히 악보 위에 올라타 버린다.


반감이 일었다. 추억과 기록을 소중히 하지만 어떤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타임머신을 생각한거다. 좋았다고해서 그 때의 지점으로 간들 그 때의 내가 될 수 없다는걸 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서 안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가고 싶다. 현재에서 과거를 그리워하고 웃으며 추억하는데 만족한다.


의미가 달랐다. 두 번째 연주가 첫 번째 연주가 될 수 없다는 건 도돌이표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A' 인 것이다. A가 아니라. 둘을 보고 있으면 A라는 똑같은 개체를 가진 것 같지만 이는 다르다. 충분히 다르게 연주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들리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 하나의 움직임, 파동, 공기 그 자체가 다르다. 차이를 반복하는 움직임, 다시 들여다 본 도돌이표는 그랬다.


빨래를 널면서 어제 아침에 세탁기 돌리고 자고 일어나 세탁기에서 옷을 꺼내 탈탈 털고 걸치던 나를 떠올렸다.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보여지지만 어제로 돌아간게 아니다. 오늘 나의 빨래 너는 행동이다. 청소기를 들면서 집안일이 나에게서 자꾸만 돌아온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데, 나에게는 오늘 한 걸 다음번에 또 하고 그 다음번에 또 하며 반복되는 일들을 경험하는 것이 지루한게 아니라 편안하게 다가왔다. 변화없이 반복되는 삶은 재미없다고 외치고 다니는 나에게 말이다. 순환적으로 돌아오는 일들이 내 삶에 안정감을 부여하기에 그 위에서 내가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이 없다면 뾰족한 땅에서 걷는 듯 발을 들고 매순간을 조마조마 하게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순환되고 반복되는 삶 속 위치를 찍어 소리를 만들어 내는 내가 있다. 까불고 다닐 수 있는 이유는 딛고 선 땅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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