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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샘 May 20. 2024

선생님은 고마워라는 말을 좋아한다! “맞아요!!"

고마워 교실 만들기, 일단은 나부터!

3월4일은 입학식이었다. 설레고 걱정되는 아이들과 학부모 틈, 나는 또 다른 설렘과 걱정을 가졌다. “저는 유치원은 아이들의 마음이 자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의 기초가 형성되는 유아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쑥쑥 자랄 수 있도록 저는 옆에서 물도 주고 햇빛도 쬐어주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하지요. 아이들 마음 속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저는 고마움을 많이 전하려고 합니다.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움을 이 교실에 가득 채워 따뜻한 햇빛이 되어주고 힘을 주는 물이 되려 합니다. 2024년 고마워 교실을 이루며 행복을 하나씩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마스크 틈으로 떨리는 목소리를 다잡는 나를 진지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지켜봐주시는 눈빛에 감사를 전했다. 아래에서 나의 이야기, 가족들의 눈빛을 받는 아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오늘 선생님과 열매1반에서 함께 해주어서 고마워” 누군가는 내 눈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바로 앞에 내가 말한 바른 자세를 기억하고 무릎에 손을 올리며, 누군가는 지루함에 허리를 뒤로 제끼며, 누군가는 다리를 이리저리 뒤척이며, 누군가는 나의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말이 끝난 정적이 흘렀다. 나름 오늘 하루를 보낸 진심을 담았는데 전해졌을까. 다시 돌아간 교실에서 ”선생님 사랑해요“ 라며 안기는 아이를 보고 ‘통했다’ 는 세글자에 아이를 안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며칠동안 교실 꾸미고 준비하며 부서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집에 가니 ‘고마 눕고 싶다’ 가 내 얘기였다. 20시, 고마 눕지 못하고 노트북을 열어 놀이를 준비했다. 나에 대한 정보를 힌트로 만들고 힌트를 이용한 놀이를 할 수 있는 ppt를 만들며 준비하는 내내 재밌다고 할 아이들을 생각했다. ‘내가 이런 상상을 하게 해주어서 고마워’ 대답없는 고마움을 멀리 멀리 날리며, 22시, 내가 더 두근되는 준비가 끝났다.


 우리반 아이들은 내가 한 말을 잘 기억했다. 아침에 오자마자 ”선생님 오이 좋아하잖아요!“ ”빨간색도 좋아하구요!“ 내가 했던 내 소개를 읊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게했다. 더 많은 정보를 아이들과 공유하며 시작한 놀이! ”최미진 선생님은 고마워라는 말을 좋아한다?“ 라며 읽는 내 앞에 듣자마자 팔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맞아요!!!!!!!!!!” “네!!!!!!네!!!!!!!” “좋아해!!!!!!” 라는 아이들이 보인다. “알아줘서 고마워” 내가 한 말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 반응이 너무 감동적이라 진짜 잠깐 눈물도 날 뻔 했다. “고마워” “선생님이 방금 한 말 잊지않고 해주어서 고마워”, “선생님을 많이 많이 궁금해줘서 고마워”, “선생님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정했던 약속을 잊지않고 행동해주어서 고마워”, “친구에게 잘 알려주어서 고마워”, “지금 이 시간을 함께 해주어서 고마워”


 하면 할 수록 할 말이 많아지는 ‘고마워’ 라는 마법의 말로 나는 아이들과 우리 교실에 마법을 부려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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