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나 거꾸로 해도 나는나

자화상

by 지니샘

눈이 마주친다. 거울 속의 나는 자꾸만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끊임없이 입을 놀리고 있지만, 동공을 거꾸로 마주보며 조용히 이야기하기도 한다. 듣고 있기 보다는 평소에 보지 못하는 나를 뜯어 살피기 바쁘다. 살이 쪘다. 얼굴형이 동글하다 못해 네모 납작해지고 있다. 큰일이군. 어떻게 다이어트 할까로 주제가 넘어간다. 넘어간 채로 또 어떻게 해볼까 계획했다가 또 수정하고 치워라 하고 다시 넣고 난리다. 얼굴만이 내가 아니다. 나는 나니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몇 번을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다 등을 돌렸다. 볼 수 없지만 보고 있다. 나는 나를 안다. 나는 나를 보니까. 나라서 보이는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애가 바뀐다. 사람이 변한다. 그대로일 때도 있지만. 무엇이 되었든 나는 나를 본다. 나를 안다. 알아간다. 그리고 알았었다. 모든 시간의 지점에 서서 불러 모은 나, 매순간이 또렷하다. 또렷한 내가 시야에 매순간 놓치지 않고 잡힌다. 살이 쪘든 할 일을 잘 했든 못했든 내일로 또 뭘 넘겨야 하든 이건 나다. 이게 나다. 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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