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디지털을 보려고 하는가?

by 지니샘

나는 배움에 환장했다. 무언가를 새롭게 체득하고 알아간다는 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계속 새로워지는 나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고 할까나. 세상 일어나는 현상에 호기심이 많은 것도 한 몫한다. 오지랖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앞뒤 안가리고 하고 싶으면 하는거다.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들이 있다는 그 존재만으로도 희열감이 느껴지고, 꼭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지 않아도 새롭게 배워가는 과정이 즐겁다. 배우러 달려가는 길 위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까 기대도 의자에 앉아 눈과 귀를 찡긋 쫑긋 온 몸을 숙여대는 순간까지. 이 새로움을 어떻게 내 것화 시키지? 내꺼로 또 무엇을 해보지? 공기와 물질과 대화, 내가 얽히는 모든 것이 흥미롭다. 생각만해도 흥미진진하달까.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새로운 배움을 찾아다니는, 어쩌면 배움헌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나는 디지털 교사 모임에 들어갔다. 공문 속 텍스트와 만나 또 하나의 만남과 배움이 시작되었다. '구글로 무엇을 할 수 있지?' 모르면 진짜 모르기만한다고, 검색도 하지 않고 혼자 머리로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눈팅만 하던 단톡방에 행사가 있다는걸 알고 버스를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양산으로 향했다. 혼자서는 올 일이 없는 도시다. 낯선 도시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하루동안 들었던 뤼튼ai에 대한 설명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더듬거리며 겨우 만졌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었나?' 싶지만 그 당시 내 눈앞을 가리던 공기와 마이크 진동, 각자의 바램을 안고 온 사람들의 숨이 어우러지던 분위기. 잊을 수가 없다. 이론 강의가 끝나고 어색하게 팀을 이뤄 실습을 하러 교실을 이동했다. '오늘 처음 이제 만난 이걸 내가 만든다니! 어떤걸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일단 가정통신문 만들 때 엄청나게 도움이 되겠다. 프롬프트만 잘 입력하면!' 이동하던 내 발걸음에 하나 둘 씩 이야기가 담겼다. 많던 사람들 중 유치원 교사는 2명이라 선생님과 나는 초등 선생님 1분과 팀을 이뤘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차근히 또 얼렁뚱땅 양식 하나를 만들었다. "선생님! 어떡해요? 이제 만들었는데 발표 준비도 해야한대요!" 급박한 목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래도 이건 현장에 필요한 부분이고, 모든 학교급이 다 하는 업무니까!'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언어로 표현하자면 이랬다.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단톡방에 다시 들어갔다. 또 디지털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나를 또 깨어주길 간절히 바라며.


유치원 교사로서 유아교육에 나의 것들을 자꾸만 적용시키지만 디지털 기기는 어려웠다. 어린시절부터 텔레비전은 계속 보면 바보가 되고 가까이서 보면 눈이 나빠져 안경 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세대로서 디지털 기기의 효율성, 편리함, 즐거움도 있지만 교육으로 어떻게 데려와야 할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아주 어린 영아부터 화면을 터치해 유튜브를 찾아내 보고 싶은 영상을 시청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알아서 더욱 걱정이었다. 일방향적인 소통만을 하는 것 같은 디지털 기기가 온감각을 이용해 온 몸과 마음 다해 소통하는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지는 않나, 디지털과 놀이가 섞이기에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안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 아무 규제없이 무조건적이게 좋다고만도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이렇게 고민하다 유아들이 인형극 놀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디지털 기기로 BGM을 만들기 위해 활용법을 알려주는데 가지고 있던 블럭을 놓고 달려와 서로 하겠다고 태블릿에 손을 뻗는 유아들을 보고 우려가 현실로 들어찼음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유아들이 음악을 만드는 것도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치만 무시할 수는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아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고 나와 또 다르다. 과학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유아들은 나보다 더 미래사회를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 유아들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 고도화된 기술이 버무려진 사회를 잘! 살아가게 하는가가 내가 지키고 해 나가야 할 교육이다. 잘 이라는 말이 어렵고 올바른 길이라는 말도 웃기지만 오랜 기간 숙고하게 만들만큼 고민된다. 디지털 기술, 디지털 기기를 도구로써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디지털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 할지 공부하고 행위하고 만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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