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어 자체가 나의 삶이 되고 내가 보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상상하고 추측할 수는 있지만 진정으로 체화할 수 없고, 계속해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내가 된다. 이에 잘 보고 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알고리즘이 장악한 나의 하루를 돌아보기도 하고 점검하기도 한다. 유튜브를 볼 때 완전하게 느끼는데 여자나 남자들이 나와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영상을 선호했고, 그저 즐기고자 했다면 요즘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관심 있는 관점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또 언제 JUST FUN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이것들이 재미있다.
아침밥을 먹으며 영상을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알고리즘에 뜬 장항준 감독과 문상훈 씨가 나온 영상을 만났다. 4년 전 영상이었는데 이를 기억하는 이유는 현재 1000만 감독이 되어가는 중인 장항준 감독과 4년 전 꿀팔자로 붐을 이루었던 장항준 감독의 이야기가 다를 것 같아서였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사실 그렇게까지 기억에 남지 않지만 나는 장항준 감독의 솔직함이 좋다. 정의와 배려, 그렇다고 그것만 담기지 않은 그의 모습도 좋다. 문득 영상을 보다 '1000만 감독이 되면 장항준 감독이 달라질까?, 이미 유명하기는 하지만 영화감독으로 대중의 완전한 인정을 받은 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가 궁금해졌다.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해피엔딩을 그리면서. 더불어 이렇게 인기가 많아지고 어떤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불리는 이들을 내 머리에 불러 모으다 '그들의 이전 모습은 어떨까?, 이후와 달라진 모습이 많을까, 달라진다면 왜 그런가, 뭐 근데 사람은 누구나 달라지고 지금의 나조차 일분일초가 다르지 않은가.' 내가 말하는 달라짐은 태도와 가치의 차이였다. 정치인들을 생각해 보자. 나는 정치계 사람들을 잘 모르지만, 잘 모르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지만, 그들을 잘 알고 싶지도 않다. 내거는 공약들, 말속에 자신의 이익이 뻔하게 드러날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보는 걸 지도 모르지만. 나는 믿을 수 없다. 가깝게 내가 몸 담고 있는 직장의 관리자를 데리고 온다. 동료 여럿이 만나 직장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 자리에 가면 사람이 달라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근데 왜 나쁜 쪽으로 만들까, 왜 교사들을 이해 못 할까' 꼭 나온다.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나는 관리자가 되어 보지 않아서 모른다. 관리직이라는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건지. 추측하자면 나는 중간관리자로 4년 정도 있으면서 다시는 이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앞과 뒤 물러날 데가 없고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모두 잘 지내고 싶은 나에게 너무 버거웠다. 내가 어린것도 있었고. 그래서 결국은 "나는 다른 직장에 가면 부장 다 버리고 망나니롤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이 될래" 라며 떠들고 다녔다. 그렇게까지 포기한 것은 없었지만 말이다. 나를 포함해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어쩌면 실감할지도 모른다. 내 입장에서는 나를 그렇게 만든 사건이기도 했지만. 정확한 입장은 듣지 못해 이유가 다를 수도 있지만. 부장을 하면서 같이 일 하던 동료들이 부장만 빼고 자기들끼리 만난 걸 보았다. 떡하니 SNS에 올린 걸 보고 '뭘까? 나 보라고 올린 건가? 내가 보는 거 알면서 자기들끼리 만난걸 올리고! 말도 안 하고!' 서운함과 실망, 화남, 동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감정들만 총집합해서 나 혼자 결론 내리고 말았다. 소통이 부족한 나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유치해 보였는걸. 그들은 부장 자리에 있는 내가 다르게 보였을까? 묻고 싶지도 않다. 예를 들고 나니 내가 궁금했던 정치인들의 마인드도 그럴까 싶다. 자신은 그렇지 않고 변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억까한다고 생각할까. 모르겠지만 좋지 않다. 나는 솔직하고 투명한 한결같음이 좋다.
나 혼자의 사유에서만 가능하고 현실에 일상에 적용시키거나 온전한 내가 아니다. 얽힘과 모두가 하나라는 철학적 관점으로 필터를 끼고 있는 척해도 앞서 이야기한 그들과 내가 하나라는, 얽혀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내가 하늘과, 지금 내 앞에 놓인 마우스와, 지켜야 하는 도서관의 규칙과, 대한민국 나라와 얽혀있지만 얽혀있는 이 나라를 이끄는 이들과는 머나먼 거리감을 느낀다. 하나가 될 수 있나?라는 의문?
현재 977만 명이 봤다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이제 곧 주말에 1000만 명이 된다고 하던데 천만감독이 된 그는 어떨지 지켜보고 싶다. 평가나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변화나 차이도 수용할 수 있지만 일단 보고 있고 싶다. 아, 일단 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