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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가는 길,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오늘은 어떤 하늘일까’ 궁금하지 않아도 머리와 턱을 올리는 건 습관이 된듯하다. 춥다, 한 마디 하려다 만났다. 누군가의 고민 한 덩이를 쑤욱 빼간 듯 갉힌 자리에 아래만 동그랗게 고개를 빼꼼 내민 달 하나. 푸르러진 새벽 공기에 생각지 않게 만난 달이 반가워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잘 잤어?’ 싱긋 웃으며 발걸음을 옮긴 내가 낮을 마중하는 달을 배웅했다. 아파트 뒤편에 세워둔 차를 찾으러 코너를 돌며 내가 먼저 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거 아는가.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얻어 먹은 생라면 한 입처럼 여운이 남아 다시 짭짭거리는 만남을. 반가운 맛이다. 차를 타고 땅에서 멀어졌다. 이제는 굴러가는 동그란 타이어가 내 발이 되었다. 이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제 더 높이는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차 안에서 눈 높이만큼 나는 달을 지났다.
푸르스름함이 가시지 못한 채 나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다시 땅의 시려움을 밟으며 고개를 올려다 보았을 때, 동그랗고 빠알간 아주 빨간 태양이 내 앞을 가렸다.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자세히 더 가까이 보고 싶어 나는 한 발자국 다가갔다. 나는 안다. 나만 가까워졌다는걸. 상관없다. 그렇게나 탐스런 어여쁜 태양을 마주했으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하늘을 푸랬다.
운동을 마친 후 나와 다시금 하늘을 마주하며 푸르름을 없앴다.